2026.08.27 13:11 · 팟캐스트
젠슨 황 “내년 매출 70% 성장…메모리 병목 없었으면 더 늘었을 것”
매출 962억2000만 달러 13분기 신기록 3분기 매출 예상 넘는 1080억달러 전망메모리값 상승에 마진율 74%로 소폭 조정아마존에 GPU 200만개 추가 공급 공개 빅테크 이외 각국 소버린 AI 수요도 증가 CFO, 순환금융 우려에 “전략적 투자” 일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젠슨 황이 실적 발표장에 섰습니다. 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을 사십억 달러 웃돌았고,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4% 넘게 뛰었습니다. 숫자만 보면 잔칫날 같은데, 정작 황 CEO가 가장 길게 설명한 건 '왜 더 못 팔았는가'였거든요.
엔비디아는 내년 매출 성장률을 칠십 퍼센트로 제시했습니다. 근데 이 숫자가 좀 묘해요. 황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렇게 말했거든요. "실제 수요는 백 퍼센트에 가까워지고 있다. 칠십은 우리가 공급할 수 있는 물량 기준이다." 팔 수 있는 것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죠.
뭐가 막고 있냐고요. 메모리입니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 에이치비엠이라고 부르는 그 부품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졌거든요. 엔비디아 측은 "메모리 병목과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고, 이에 따라 내년 마진율 전망도 살짝 낮췄습니다. 그리고 제품 가격도 올릴 거라고 했어요. 다음 회계연도 1분기부터요.
여기서 잠깐 구조를 보면요. 엔비디아가 파는 건 GPU 칩이에요. 그런데 이 칩을 만들려면 메모리가 필요하고, 메모리를 만드는 건 다른 회사들이죠.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엔비디아가 칩을 팔아야 할 물량은 있는데, 그 칩을 채울 메모리를 제때 충분히 못 구하는 상황인 겁니다. 세계에서 AI 칩을 가장 많이 파는 회사가 부품 공급 때문에 속도를 못 내고 있다는 게 좀 아이러니하죠.
이날 함께 발표된 소식이 하나 더 있어요. 아마존 웹서비스가 엔비디아 지피유를 이백만 개 추가 구매한다는 계약입니다. 앞서 올해 이미 백만 개를 들여놓기로 했는데, 거기에 얹히는 물량이에요. 개당 정가가 최소 수만 달러인 제품이니까, 총액은 최소 수백억 달러 규모로 추산됩니다.
그런데 이 대목이 저는 좀 걸렸어요. 아마존은 엔비디아의 가장 큰 고객이면서 동시에 자체 AI 칩을 개발하는 회사거든요. '트레이니엄'이라는 자체 칩이 있고, 여기에 엔비디아의 네트워킹 기술을 활용할 거라고 밝힌 바도 있어요. 구글도,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예요. 엔비디아 칩을 가장 많이 사는 회사들이 동시에 엔비디아를 대체할 칩을 만들고 있죠.
황 CEO는 이 질문을 피하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AI 모델이 엔비디아를 기반으로 구축됐기 때문에 우리 입지는 매우 탄탄하다"고 했어요. 지금 당장은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 구도가 언제까지 유지될 건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마음에 걸리는 건 그겁니다. 지금 엔비디아의 실적은 압도적이에요. 그런데 그 실적을 만들어주는 고객들이 공급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동시에 하고 있고, 공급망 병목은 또 따로 있고. 황 CEO가 "변곡점에 도달했다"고 말할 때 그 변곡점이 성장의 정점인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전환점인지, 지금 시점에서는 구분하기가 쉽지 않아요.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자면 이거예요. 엔비디아는 지금 수요가 넘쳐서 못 파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가장 큰 고객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엔비디아 없이도 될 날을 준비하고 있어요. 두 사실이 동시에 참이라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