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18:28 · 팟캐스트
증선위 중징계 고려아연 원아시아 투자…7년간 감사위원회 반대 ‘0’ [시그널]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에 5600억 출자친인척 선투자, 펀드 후행투자 정황도7년간 감사위원회 반대, 견제 등 없어소액주주, 새 감사위원 대처 공개질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회사 돈 오천오백육십억 원이 나갔습니다. 한 신생 펀드 운용사로요. 그 사이 아무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고려아연이 2019년부터 원아시아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 운용사에 법인 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여덟 개 펀드 중 여섯 개에, 거의 혼자서요. 지분 비율이 96퍼센트 이상이었으니 사실상 단독 출자자였던 겁니다.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여러 투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운용합니다. 한 곳에서 다 받는 건 흔한 구조가 아니에요.
그리고 관리보수도 달랐습니다. 글로벌 운용사들이 보통 출자금의 일 퍼센트에서 일 점 오 퍼센트를 받는 데 비해 이 신생 운용사는 연 이 퍼센트에서 이 점 오 퍼센트를 받았거든요. 신생이면서 더 높게 받은 겁니다. 2022년께부터는 부실도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감사위원회가 반대 의견을 낸 적이 없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2019년부터 2026년까지 7년간 상정 의안에 반대한 이력이 단 한 건도 없어요. 매년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효과적으로 설계되어 운영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조사가 들어오고,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중징계가 의결되는 와중에도요.
감사위원회는 원래 무엇을 하는 곳이냐, 묻는다면 — 주주들이 이사회와 경영진에게 권한을 맡긴 대신 그 행사를 감시하는 자리입니다. 주주 대신 지켜보는 역할이죠. 그런데 그 자리가 비어 있었다면, 사실상 확인이 없었던 겁니다.
여기서 예상과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저는 처음에 이게 무언가를 몰랐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보가 없었거나, 보고가 안 됐거나. 그런데 고려아연 측 입장은 달랐습니다. "충분한 감사위원회 보고·검토가 있었다"고 했어요. 보고가 없었던 게 아니라는 거잖아요. 보고가 있었는데도 7년 동안 반대가 한 번도 없었다는 게 오히려 더 무거운 이야기로 읽혔습니다.
이 상황이 한 회사만의 일이냐 하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감사위원회는 법으로 설치가 의무화된 기관이에요. 상장 대기업이라면 다 있어야 합니다. 형식은 갖춰져 있는 거죠. 그런데 형식이 작동하고 있는지, 이 사안이 그 질문을 꺼내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소액주주들은 9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감사위원 후보 두 명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습니다. "왜 사전에 발견하지 못했는지를 새 감사위원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어요. 답을 요구한 게 아니라 확인을 요구한 겁니다. 그 차이가 저는 좀 걸렸어요. 이미 지나간 일을 밝히는 것과, 앞으로 다시 생기지 않게 막는 것, 둘 다 남아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졌거든요.
한 가지만 남긴다면 — 감사가 있었다는 것과 감사가 작동했다는 것은 다른 말입니다. 이 사안은 그 차이를 묻고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