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20:30 · 팟캐스트
美 FDA, 먹는 췌장암 신약 ‘라손큐’ 승인…3상서 사망위험 60%↓
치료 경험 있는 전이성 췌장암 성인 대상생존 기간 6.7개월서 13.2개월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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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병원에서 나오는 길을 상상해봅시다. 항암 치료를 마치고, 수 시간 동안 정맥주사를 맞고, 몸이 무거운 채로 집에 돌아오는 길. 그런데 담당 의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다음 치료는 약을 드시면 됩니다."
췌장암 이야기를 해볼게요.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특히 예후가 나쁜 걸로 알려져 있죠. 조기 발견이 어렵고, 발견됐을 때는 이미 전이된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 치료를 한 번 받고 나서도 암이 진행됐다면, 선택지가 많지 않았어요. 남은 건 또 다른 항암화학요법. 몸을 버티게 하면서 시간을 벌어보는 싸움이었습니다.
그 싸움의 방식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미국 FDA가 레볼루션 메디슨스의 라손큐를 승인했어요. 기존 치료 후 암이 진행된 전이성 췌장암 환자를 위한 표적치료제입니다. 근거가 된 임상 삼상에서 라손큐를 투여한 환자들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열세 달을 넘겼어요. 표준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환자들의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치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두 배라는 게 감이 잘 안 오실 수 있는데, 전이성 췌장암에서 두 배는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약에는 또 다른 면이 있어요. 라손큐는 먹는 약입니다. 주사가 아니라요. 기존 항암화학요법은 수 시간 동안 병원에서 정맥주사를 맞아야 했거든요. 그 시간, 그 자리, 그 몸의 부담이 있었죠. 이 약은 그 방식 자체를 바꿉니다.
이게 왜 중요한가 하면, 치료는 병원 안에서만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료를 받는 사람의 일상이 있고, 그 일상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는지도 치료의 일부거든요.
라손큐가 공략하는 건 RAS라는 유전자입니다. 암세포에 성장 신호를 전달하는 유전자인데, 오랫동안 표적으로 삼기 어렵다고 여겨져 왔어요. 이 계열에서 이렇게 임상 성과를 보인 약이 나온 건 처음입니다. FDA가 혁신 치료제로 지정하고, 심사 기한을 여섯 달 앞당겨 승인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남습니다. 이 약은 기존 치료를 이미 받은 환자, 그러니까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의 환자를 위한 약이에요. 처음부터 쓸 수 있는 약이 아닙니다. 췌장암의 가장 큰 문제,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문제는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치료 성과가 나아진 것과, 더 많은 사람이 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거든요.
기억하실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오래 '뚫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던 유전자를, 먹는 약으로 겨냥할 수 있게 됐다는 것. 그 자체가 이 소식의 의미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