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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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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7 13:04 · 팟캐스트

글랜우드크레딧, 실리콘투 지분 6.72% 블록딜 [시그널]

총 매각 규모 약 2100억주당 매각가 4만 7800원1년 반 만 대규모 차익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개장 전 이른 아침, 누군가의 계좌에 약 이천백억 원이 들어왔습니다. 거래소 문도 열리기 전에 벌어진 일이었죠. 글랜우드크레딧이라는 크레딧 펀드 이야기입니다. 이 곳은 지난해 봄, 실리콘투라는 회사에 돈을 댔어요. 그런데 주식을 사들인 게 아니었습니다. 상환전환우선주, 줄여서 알씨피에스라고 부르는 증권을 매입했어요.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돈을 빌려주되, 나중에 원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를 함께 챙긴 거죠. 빌려준 돈은 천사백사십억 원이었습니다. 그때 실리콘투 주가는 3만 원대였어요. 글랜우드크레딧이 약속한 전환가는 삼만이천육백구십오 원. 시장가에서 약간 웃돈을 얹은 금액이었습니다. 전환 시점에 주가가 이 가격 아래로 내려가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구조였죠.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투자 이후 실리콘투 주가가 전환가를 밑돌기도 했거든요. 그 시기를 버틴 건 실리콘투의 실적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 매출 칠천사백구십이억 원, 영업이익 천사백칠십오억 원. K뷰티 수출 바람을 타고 숫자가 크게 불어났고, 주가도 따라 올라왔어요. 글랜우드크레딧은 주가가 오를 만큼 오른 시점에 움직였습니다. 알씨피에스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그 주식 전량을 이번 블록딜로 내놨죠. 전날 종가에서 약 팔 퍼센트 할인한 사만칠천팔백 원. 할인을 해줬어도 전환가보다는 사십육 퍼센트 높은 가격이었습니다. 주가 차익만 약 육백육십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투자 기간은 일 년 반이었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 거래 방식, 그러니까 블록딜이라는 건 기관들끼리 장이 열리기 전에 대량의 주식을 한꺼번에 거래하는 방식입니다. 일반 투자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수백만 주가 넘어가는 거죠. 불법은 아닙니다. 오히려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설계된 절차예요. 그런데 개장과 동시에 주가가 내려앉는 걸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 마주치면, 그 느낌은 좀 다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흥미로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글랜우드크레딧이 빠져나가는 시점에, 글로벌 사모펀드 씨브이씨캐피털이 들어오고 있거든요. 약 삼천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예요. 한 손이 나가고 다른 손이 들어오는 구조인 셈인데, 그 두 손이 바라보는 실리콘투의 가치가 서로 얼마나 다른지, 또 얼마나 비슷한지 — 이게 좀 묘하게 느껴지지 않나요. 오늘 기억할 것은 하나입니다. 같은 회사를 두고 누군가는 나가고 누군가는 들어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둘 다 맞을 수도 있어요. 시장은 그 판단들이 계속 교차하는 곳이거든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