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15:17 · 팟캐스트
금리 인상에 놀란 증시, 반도체·전력주 쏠림 강화… 하락종목이 ‘1.8배’ [이런국장 저런주식]
코스피, 상승폭 덜고 6900선 등락 중반도체·전력주 외엔 하락 종목이 많아금리 인상에 코스닥 한때 하락 전환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오후 한 시 반, 코스피 지수는 초록색입니다. 전 거래일보다 91포인트 올랐으니까요. 숫자만 보면 꽤 좋은 날입니다.
그런데 그날 시장에 있던 종목 수를 세어봤더니, 오르는 종목보다 내리는 종목이 두 배 가까이 많았습니다. 지수는 웃는데 시장은 울고 있었던 거죠.
이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그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SDI,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이날 강세를 보인 종목들을 쭉 늘어놓으면 다 아는 이름들입니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빼곡히 들어찬 이름들이기도 하죠. 지수는 이 종목들의 무게에 짓눌려, 아니, 들어올려집니다. 상승 종목이 삼백 개이든 하락 종목이 오백 개이든 상관없이요. 지수는 숫자를 세는 게 아니라 무게를 재거든요.
그날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쪽으로 돈이 몰렸습니다. 거기다 미국 쪽에서 적대국 전력망 장비 수입을 제한한다는 행정명령 소식이 들어오면서 전력기기 쪽도 뛰었고요. ESS 수요 확대 기대감도 맞물렸습니다. 명확한 이유가 있는 종목들에 수급이 집중되는 날이었어요.
반면 자동차주나 유통, 인터넷, 바이오 쪽은 조용히 빠졌습니다. 한국은행이 그날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올렸거든요. 두 번 연속이었습니다. 유동성이 줄어드는 국면에서 실적 이야기가 덜 선명한 종목들은 먼저 조정을 받습니다. 그게 이날 나타난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지수가 좋다는 게 시장이 좋다는 뜻이 아닐 수 있잖아요. 그 두 가지가 같은 말처럼 들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처럼 갈라지는 날이 꽤 있거든요. 지수를 보면서 "오늘 시장 좋네" 하고 넘어가면, 절반 이상의 이야기는 놓치는 셈이 되는 거죠.
증권가에서도 이날을 '지수 왜곡 장세'라고 표현했습니다. 대형 주도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나머지 종목들은 금리 인상과 개인 매물이 쏟아지는 충격을 그대로 받았다는 거예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왔고요.
그게 맞는 판단인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수 하나만으로는 오늘 시장의 온도를 다 읽을 수 없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지수와 시장은 같은 것을 가리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