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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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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7 21:54 · 팟캐스트

사업마다 주파수·보안요건 제각각…軍무인체계 ‘표준’이 없다

기업들 “장비 개발해도 무용지물”향후 규격 변동 우려…투자도 제약국산화 연계 기술 10%…외산 의존드론 대량보급에 저비용 모듈 시급국방부, 공통데이터링크 개발 착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상반기에 만들어서 테스트까지 마쳤어요. 그런데 하반기 실험이 시작되자 통신장비를 통째로 교체해야 했습니다. 주파수가 바뀌었거든요. 보안 수준도 달라졌고요. 같은 과제의 후속 실험인데도요. 방산업체 A사가 군의 로봇 전투실험에 참여하면서 겪은 일입니다. 상반기 실험 끝나고 같은 조건으로 하반기를 준비했더니, 요구 규격이 바뀌어 있었던 거예요. 로봇 자체가 바뀐 게 아니에요. 연동해야 하는 통신 기준이 바뀐 겁니다. 기업 입장에선 이게 꽤 심각한 문제입니다. 개발비가 날아가는 게 아니라, 다음에 또 같은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두려움이 남거든요. 한 드론업체 대표가 한 말이 이걸 잘 보여줘요. "지금 통신장비를 만들어도, 나중에 규격이 정해지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고요. 선제적으로 투자하기가 어려운 구조인 거죠. 이게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군과 사업마다 요구하는 주파수, 통신 방식, 보안 수준이 다 달라요. 지금 무인체계 전반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통신·보안 규격 자체가 없습니다. 암호모듈 안전성을 검증하는 케이-씨엠브이피라는 제도는 있어요. 그런데 국방 사업 전체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는 공통 기준은 아직 없는 거예요.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올해 발간한 조사서를 보면, 민간 기술 가운데 통신체계나 드론 분야의 국산화 사업과 실제로 연계할 수 있는 기술은 열에 하나 정도입니다. 나머지 아홉은 국방 활용 가능성은 있다고 분류됐어도, 실제 부품 국산화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상황이에요.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게 외산 장비입니다. 국내 무인체계 개발 현장에서는 미국산 통신장비들이 주로 쓰여요. 성능이 검증됐고 바로 쓸 수 있으니까요. 이 부분이 저는 좀 걸렸어요. 외산에 기대는 게 당장은 편리해도, 오래되면 국내 기업이 이 기술을 키울 기회 자체가 줄어드는 거잖아요. 그리고 상황이 더 급해진 이유가 있어요. 군이 드론을 대규모로 보급하기 시작했거든요. 교육·훈련용 소형 드론은 기체 가격이 수백만 원 수준이에요. 그런데 지금 군용 통신장비는 대당 수천만 원이 넘습니다. 드론 한 대 값보다 통신장비가 더 비싼 거죠. 이 구조로는 대규모 보급이 안 됩니다. 예상과 조금 다른 지점이 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술이 더 필요한 게 아닐 수 있다는 거예요.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건 기준을 먼저 만들라는 겁니다. 케이-씨엠브이피 같은 기존 보안 기준을 토대로, 무인체계에 공통으로 쓸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군 차원에서 먼저 통일하면 기업들도 거기에 맞춰 투자할 수 있거든요. 기술보다 기준이 먼저라는 얘기죠. 군도 움직이고 있기는 해요. 올해 유·무인복합체계 공통데이터링크 핵심기술 연구개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고, 전용 주파수 확보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려요. 사업 착수가 올해라는 거, 그 시점이 너무 늦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요. 드론 대규모 보급은 이미 시작됐고,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규격을 모른 채 개발을 이어가거나, 아니면 아예 투자를 미루고 있을 텐데요.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자면요. 기술이 없어서 못 만드는 게 아닐 수 있다는 겁니다. 기준이 없어서 만들기 어려운 상황인 거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