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18:55 · 팟캐스트
삼성, 엔비디아 GPU로 반도체 ‘더 빠르게, 더 많이’ 만든다
엔비디아, 컨콜서 AI 응용 사례로 삼성전자 거론GPU 기반 반도체 공정 가상시험 소프트웨어인‘cuLitho’로 노광 연산 최대 20배 높여 병목 해소부품 공급 관계 넘어 ‘제조 AI’ 파트너십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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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반도체 공장 안, 엔지니어 한 명이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회로 설계는 끝났는데, 이걸 실제 웨이퍼에 새기면 원래 모양 그대로 나오지 않거든요. 빛이 퍼지면서 패턴이 미세하게 틀어지는 겁니다. 그래서 새기기 전에 미리 계산해서 원판을 조금씩 고쳐야 해요. 그 계산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게 노광 공정의 핵심 작업입니다.
문제는 그 계산이 엄청나게 느렸다는 거예요. 회로가 미세해질수록 시뮬레이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거든요. 엔지니어가 패턴 하나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 공정 개발 전체가 밀립니다. 반도체 경쟁에서 속도가 곧 경쟁력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건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구조적인 병목이었던 거죠.
삼성전자가 지난해 말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큐리쏘'를 도입한 게 그 맥락에서 나온 겁니다. 큐리쏘는 GPU로 빛의 왜곡을 미리 계산해주는 도구예요. 삼성은 이걸 쓰면서 노광 시뮬레이션 속도를 기존보다 최대 스무 배 끌어올렸습니다. 스무 배면, 열흘 걸리던 계산이 반나절 안에 끝날 수 있다는 얘기거든요. 계산이 빨라지면 수정도 빨라지고, 공정 개발 기간 자체가 짧아집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6일 2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 사례를 직접 꺼냈습니다. 최고재무책임자가 "삼성전자가 큐리쏘로 최대 스무 배 성능을 달성하고 있다"고 밝혔어요. 파트너사 기술 협력을 투자자 앞에서 콕 집어 언급했다는 건, 그냥 칭찬이 아니라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이 방향이 중요하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다른 각도로 보면, 이 관계가 꽤 특이합니다. 삼성은 엔비디아에 메모리를 팝니다. 동시에 그 엔비디아의 GPU를 자기 공장에서 씁니다. 부품 공급사이면서 고객이기도 하고, 도구를 쓰는 사람이면서 그 도구를 만드는 쪽에 부품을 대는 사람이기도 한 거죠. 한쪽이 잘 돼야 다른 쪽도 잘 된다는 구조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겁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런 구조가 깊어질수록, 기술 선택의 여지가 좁아질 수 있거든요. 더 좋은 대안이 나와도 전환 비용이 너무 커지는 시점이 오는 거죠. 삼성이 이걸 인식하고 있다는 힌트가 기사 안에 있습니다. 엔비디아 GPU와 동시에, 삼성SDS와 함께 양자컴퓨팅 기반 시뮬레이션도 실증하고 있거든요. 한 쪽에만 기대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힙니다.
결국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지금 가장 빠른 도구를 쓰는 게 맞다, 그런데 그 도구에 깊이 묶이면 나중에 더 빠른 도구로 갈아탈 수 있을까. 정답은 없어요. 다만 삼성이 그 질문을 이미 안고 있다는 건 확인이 됩니다.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드리자면, 스무 배 빨라졌다는 숫자보다, 그 숫자 뒤에 있는 구조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는 게 더 흥미롭다는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