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8.27 08:55 · 팟캐스트

용산공원 접으면 그린벨트 푼다…서울시·국토부 맞바꾸기?[집슐랭]

■김윤덕-오세훈 두 번째 회동정비사업 용적률 1.2배 완화 요청상향시 4만3000가구 물량 확대金 “그린벨트 해제 검토 환영”용산공원 주택 공급은 이견 여전내주 만나 협의 이어갈 예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재건축 조합 사무실을 상상해보시겠어요. 벽에는 조감도가 붙어 있고, 서랍 안에는 수년 치 회의록이 쌓여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언제쯤 착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매달 반복합니다. 그 질문에 답하는 게 서울시와 국토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에요. 서울시장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26일 만났습니다. 공식 발표가 아니라 백브리핑 — 카메라 없이 기자들에게 전하는 자리였어요. 오세훈 시장은 거기서 "용적률을 지금보다 1.2배까지 높여달라고 요청했고, 국토부가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습니다. 용적률이라는 말, 어렵게 느껴지면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같은 땅에 더 높이, 더 많이 지을 수 있는 권한입니다. 서울시 추산에 따르면 이 완화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지금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정비사업지에서만 이천삼십일년까지 약 사만삼천 가구를 추가로 끌어낼 수 있어요. 기존 계획에서 정비사업으로 공급하려던 순증 물량이 팔만칠천 가구였는데, 여기에 절반 가까이 더 얹히는 겁니다. 오 시장이 "이번 협의 내용 중 가장 실효성 있고 가시적인 착공 물량"이라고 표현한 이유가 여기 있어요. 근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국토부가 같은 날 내놓은 말은 달랐거든요. "용적률과 관련해 정해진 방향은 없다." 장관과 시장이 같은 자리에 앉아 회의를 했는데, 두 기관이 내놓은 문장의 온도가 이렇게 다릅니다. 전향적 검토와 정해진 방향 없음 — 이 두 문장이 동시에 사실일 수 있는 건지, 듣는 입장에서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게 한 사람의 집 문제가 아닌 이유가 있습니다.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을 기다리는 단지들은 이미 조합이 꾸려져 있고, 수십만 명의 조합원들이 언제 이사 나가고 언제 입주할 수 있는지를 계산하며 살고 있어요. 용적률 숫자 하나가 그 계산의 전제를 바꿔버립니다. 그린벨트와 용산공원은 이번 회동에서 더 복잡한 국면을 드러냈습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 부지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고, 국토부 장관도 "의견 접근은 안 되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서울시는 같은 자리에서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 철회를 전제로 그린벨트 해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안 된다는 말과 조건부 가능이라는 말이 한 회동에서 나왔어요. 뒤집어보면 이런 그림입니다. 서울시가 내놓은 대안은 탄천물재생센터 일대예요. 이 부지를 이전한 뒤 인공지능 산업과 청년 주거를 결합한 복합거점으로 개발하자는 구상인데, 서울시는 지난해 이미 마스터플랜 용역을 끝냈고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연말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용산공원을 막으면서 다른 카드를 동시에 내미는 형국이에요.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두 기관이 이번 주에도, 다음 주에도 만납니다. 용적률, 그린벨트, 탄천, 용산공원 — 각각의 현안이 서로의 조건으로 묶여 있어요. 하나가 풀리면 다른 하나가 움직이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이 협상이 주거 문제를 앞당기는 방향으로 수렴할지, 아니면 서로의 조건이 맞물려 교착되는 방향으로 갈지 — 지금 단계에서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기자면, 용적률 완화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확정이 아니에요. 두 기관이 아직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고, 다음 회동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