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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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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7 18:42 · 팟캐스트

젠슨 황 “엔비디아 내년 70% 성장…메모리 병목 없었다면 2배 가능”

■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AI칩 포함 데이터센터가 실적 견인구매약정 164조→385조원으로 급증HBM 싹쓸이…서버용 등 연쇄 품귀삼전·하닉 영업익 추정치도 우상향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한 회사의 최고재무책임자가 공식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극단적인 가격 책정을 경험하고 있다." 비용을 낮추겠다거나,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엔비디아 이야기입니다. 이번 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은 우리 돈으로 약 133조 원. 열세 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영업이익도 또 사상 최고입니다. 전년 동기보다 두 배 넘게 늘었거든요. 이 정도면 그냥 잘 되는 회사가 아니라, 지금 세계가 AI 인프라에 얼마나 돈을 쏟아붓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온도계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실적 숫자보다 젠슨 황 CEO가 한 말이 더 마음에 걸렸어요. "AI 수요는 백 퍼센트에 가깝다. 하지만 내년 매출 성장률을 칠십 퍼센트로 잡았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 팔 수 있는 것보다 사려는 사람이 훨씬 많다는 거죠.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드는 게 메모리 공급 부족입니다. 엔비디아조차 원하는 만큼 만들지 못하는 상황인 겁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냐고 시장이 물었을 때, 엔비디아 CFO의 답은 이랬습니다. 적어도 이천이십팔년 초까지. 짧지 않습니다. 그럼 이 병목의 열쇠를 쥔 쪽은 어디냐. 고대역폭메모리, HBM을 만들 수 있는 곳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거기 있습니다. 보통 반도체 업황은 사이클을 탑니다. 잘 되면 공급이 늘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내려가고, 가격이 내려가면 또 조정이 오는 식이죠. 그런데 지금 HBM은 그 사이클이 좀 다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생산 능력을 HBM에 집중하면 일반 서버용 메모리나 기업용 저장장치까지 연쇄적으로 부족해지는 구조거든요. 빈 곳을 메워줄 생산 여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엔비디아가 부품을 미리 확보해두는 금액도 이번 분기에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선점하지 않으면 생산 자체가 막히니까요. 이게 다시 메모리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 되고, 그 덕에 메모리 업체들의 협상력이 올라가는 구도입니다. 여기서 뒤집어볼 게 하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지금 성장하는 중인데 메모리 업체한테 눌려 있다고 토로합니다. CFO가 직접 "극단적인 가격 책정"이라고 했죠. 통상 반도체 공급망에서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약자 포지션에서 말을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실적 발표 자리에서 나왔어요. 반대로 그 말을 들은 쪽에선 어떻게 읽혔을까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오랫동안 고객에게 단가를 설명해야 했던 위치에서, 처음으로 수요자가 먼저 공급 부족을 인정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게 일시적인 역전인지, 아니면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되는 한 유지될 구조인지 — 저는 거기서 좀 멈추게 됩니다.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이 각각 지난해 대비 여덟 배, 다섯 배 수준으로 전망된다고 합니다. 이천이십팔년엔 그보다 더 높은 숫자가 나와 있고요. 전망치는 전망치일 뿐이지만, 그 눈높이가 계속 올라간다는 게 시장이 이 구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말해줍니다. 다만 한 가지 질문이 남습니다. 공급난이 길게 이어진다는 건 — 그 공급을 늘리려는 투자도 어딘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거든요. 지금의 가격 강세와 협상력이 이천이십팔년까지 간다는 전망, 그게 맞으려면 그 사이에 새로운 공급이 시장에 풀리지 않아야 합니다. 그게 실제로 될지는 — 아무도 확신하지 않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르자면 이겁니다. 엔비디아가 "공급이 부족하다"고 말했다는 것 자체가 뉴스입니다. 그 말이 누구에게 어떻게 들릴지를 생각해보는 게, 이 상황을 읽는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