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18:48 · 팟캐스트
포스코 노조, 9월 9일 교섭 최종시한 제시…“결렬시 48시간 부분파업”
“사측, 노조에 과도 요구 프레임 씌워”인력부족·장시간노동·직고용 불만 등사측 “원만한 합의 도출·마무리 최선”파업시 비상대응 가동·차질 최소화 방침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포항 제철소, 용광로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을 상상해봅시다. 쇳물이 흐르는 곳에서 교대 근무를 서고, 안전 장갑을 끼고, 몸이 버텨주길 바라면서 일을 이어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지금 '파업'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꺼내들었습니다.
포스코 노동조합이 다음 달 9일을 사실상의 마지막 선으로 못 박았습니다. 그날까지 사측의 태도가 달라지지 않으면 사십팔 시간 부분파업에 나서겠다고 했어요. 포스코가 창사한 게 1968년이거든요. 그러니까 오십팔 년 동안 한 번도 파업이 없었던 회사입니다. 그 전통이 깨질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노조가 말하는 이유가 흥미롭습니다. 단순히 월급을 올려달라는 게 아니에요. 물론 기본급 인상 요구도 있습니다. 하지만 노조가 더 강하게 밀어붙이는 건 따로 있어요. '자생안전특별위원회'라는 것이거든요. 노사가 함께 참여하고, 결정에 구속력이 있는 안전 기구를 만들자는 거예요. 사측은 기존에 있던 권고용 안전협의체 수준으로 충분하다고 합니다. 권고란 말 그대로 따라도 되고 안 따라도 된다는 뜻이죠. 노조는 그 차이가 크다고 보는 겁니다.
용광로 앞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권고'와 '구속력'의 차이는 추상적인 법률 개념이 아닙니다. 사고가 났을 때 회사가 어디까지 책임지냐의 문제거든요. 노조는 인력 부족, 장시간 노동, 산업안전보건센터의 수용 능력 부족 문제도 함께 얘기했어요. 그러니까 이건 단체협약 테이블 위의 싸움이기도 하지만, 현장에서 몸으로 쌓인 불안이 터져나온 것이기도 합니다.
한 가지 뒤집어볼 부분이 있어요. 사측은 노조의 요구안을 모두 수용하면 약 일조 사천억 원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공개적으로요. 노조는 바로 이 대목에서 불쾌감을 드러냈는데, 요구의 배경이나 조율 과정은 빼고 총액만 숫자로 꺼내서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프레임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반대로 사측 입장에서는 그만큼 감당하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낸 거겠죠. 같은 숫자를 양쪽이 다른 방식으로 쓰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정작 그 숫자 뒤에 있는 이야기는 누가 듣나, 저는 그게 걸렸어요.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구십이 퍼센트를 넘었습니다. 절반이 아니에요. 열 명 중 아홉 명 이상이 파업에 동의한 거거든요. 그 숫자가 말하는 게 뭔지, 단순한 임금 협상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됩니다. 오랫동안 쌓인 무언가가 있다는 뜻이겠죠.
오십팔 년은 긴 시간입니다. 그 시간 동안 파업 없이 유지됐다는 게 노사 신뢰의 증거일 수도 있고, 다른 방식으로 읽힐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이든 지금 그 시간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다음 달 9일까지 열흘 조금 남았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