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7 23:11 · 팟캐스트
힘 빠진 반도체 대신 2차전지·전력이 달렸다… 코스피 6900선 안착 [이런국장 저런주식]
엔비디아 훈풍에 7000선 노렸지만금리 인상·반도체 차익실현이 발목美, 中 전력망 압박에 관련주 급등하락종목이 더 많아 온기 제한 지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장이 열리는 순간, 코스피는 칠천을 넘으려 했습니다. 간밤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훌쩍 넘는 실적을 내놓았고, 그 기대감이 서울 증시까지 밀려온 거거든요. 그런데 시초가가 그날의 고점이었습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팔기 시작한 겁니다.
결국 코스피는 육천구백열두 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전날보다 백 포인트 넘게 올랐으니 나쁜 하루는 아닌데, 뭔가 찜찜한 느낌이 남는 날이었어요.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거의 이조 원 가까이를 팔았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들이고,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가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지수는 버텼죠. 그 구도를 보면 개인이 팔고 싶었던 게 반도체였다는 게 보입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모두 올랐는데, 올랐기 때문에 판 겁니다. 차익을 실현하는 거잖아요. 그 선택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느 가격에 들어왔느냐의 문제니까요.
이날 진짜 움직인 건 다른 쪽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적대국산 전력 장비를 미국 전력망에서 들어내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전력기기 업체들이 일제히 뛰었습니다. 에이치디현대일렉트릭이 열두 퍼센트 넘게 올랐고, 효성중공업도 열 퍼센트 가까이 뛰었습니다. 미국이 빈자리를 만들면 거기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거든요. 거기다 미국 전력망 확충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 수요 증가 기대까지 겹치면서 이차전지 관련주도 줄줄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지수는 올랐는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오른 종목보다 내린 종목이 더 많았습니다. 삼백열일곱 개가 오르는 동안 오백서른아홉 개가 내렸거든요. 절반도 안 되는 종목이 오르면서 지수는 오른 겁니다. 특정 종목에 수급이 몰리면 지수는 올라도 대부분의 투자자는 그 온기를 못 느끼는 구조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번 연속으로 올렸습니다. 연 삼 퍼센트. 돈이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압력이 커지는 거거든요.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가 내렸습니다. 삼성물산도 내렸고요. 금리에 민감한 종목들이 특히 눌렸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상승장이라는 말과 내 계좌가 오늘도 빠졌다는 감각이 동시에 존재하는 날. 둘 다 사실인 날. 이게 차별화 장세라는 말로 정리되는데, 그 말이 실제로는 무엇을 뜻하는지 체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내일은 미국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있습니다. 긴축 기조가 이어질지, 아니면 뭔가 달라질 신호가 나올지. 시장은 그걸 기다리면서 관망하는 심리도 섞였다고 합니다.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이겁니다. 지수가 오른 날도 내 종목은 내릴 수 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고요. 지수와 내 포트폴리오 사이의 거리를 한 번 생각해볼 만한 날이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