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8 19:22 · 팟캐스트
고금리에 장기연체자 또 구제…청년전용 대출도 2배 늘린다
[자영업자 코로나 대출 최대 6조 탕감]20년이상 연체채권까지 일괄소각성실상환자에 금리 0.3%P 우대도내수진작 근본대책 없는 대증요법잦은 채무 조정에 모럴해저드 우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23년 여름, 한 식당 사장님이 폐업 신고를 했습니다. 코로나 때 받은 대출이 남아 있었고, 그 이후로 한 번도 정상 상환을 못 했거든요. 가게는 닫았는데 빚은 그대로였습니다.
이런 분들이 지금 얼마나 될까요. 코로나 기간에 실행된 개인사업자 대출 가운데 현재까지 갚지 못한 돈이 백오십오조 원입니다. 그중 3개월 이상 연체 상태인 채권만 추려도 약 육조 삼천억 원. 정부는 이걸 적극적으로 조정해주겠다고 28일 밝혔습니다.
이름하여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 채무조정.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채권이 대상입니다.
이 분들이 처한 상황을 한번 짚어볼게요. 방역 조치가 한창이던 시절, 강제로 문을 일찍 닫아야 했고, 손님이 끊겼습니다. 그 기간에 대출을 받아 버텼는데, 이후로도 매출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어요. 빚을 갚을 여건이 안 되니 연체가 쌓였고, 이제 2년 넘게 그 상태가 이어진 분들이 많습니다. 정부 표현 그대로 하면 "공동체를 위해 생업을 희생한 분들"이에요. 선택이 아니라 정책의 결과였다는 시각이죠.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실제로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2025년 말 기준 1.81%, 올해 3월 말 기준 2.05%. 그리고 한국은행이 지난달부터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연체는 더 늘어나고, 금융권 건전성도 흔들릴 수 있어요. 정부가 서두른 데는 이 이유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가 눈에 걸립니다. 이 정책, 처음이 아니에요.
지난해 10월,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정리하는 새도약기금이 출범했습니다. 그게 이제 열 달이 됐는데, 이번엔 대상을 3년 이상으로 넓혔어요. 새도약기금만으로도 이미 백십삼만 명의 빚을 탕감해주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또 추가됩니다.
연세대 양준모 교수는 이렇게 지적했어요. 내수를 살리는 근본 대책 없이 빚만 계속 지워주는 건 미봉책이고, 성실하게 갚은 사람이 손해 보는 구조는 신용사회의 원칙을 흔들 수 있다고요. 이건 경제학자 한 명의 견해만이 아닙니다. 금융계 안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오고 있어요. "반복되는 빚 탕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요.
정부도 형평성 문제는 의식하고 있습니다. 성실하게 갚은 분들한테는 보증료 우대를 확대하고, 금리 감면 혜택을 주겠다고 했어요. 그게 0.1%포인트 정도 우대폭을 더 넓히는 수준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멈추게 됐어요. 탕감받는 쪽과 성실 상환한 쪽 사이의 간극을, 0.1%포인트의 보증료 우대로 메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요.
빚을 지우는 것과, 빚을 갚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번 조치가 어느 쪽에 가까운지, 혹은 둘 다를 하려는 건지— 그 질문은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기억에 남겨두셨으면 하는 건 이겁니다. 빚 탕감은 당사자에게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른 누군가의 신뢰 비용이 됩니다. 그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이 정책의 진짜 무게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