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8 21:11 · 팟캐스트
삼성바이오, 4년만에 3조 유증 추진…금감원 현미경 심사 통과할까
■증권신고서 제출올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 속도2031년 276조 시장 공략 나서송도 제2바이오캠 증설에 활용재무 양호한데 회사채 대신 유증주주에 유상증자 설득 과제로실망감에 주가는 6.78% 하락금감원 송곳 심사 통과가 관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 회사 하나를 약 이조 칠천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공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보유 자금 및 차입금으로 조달한다."
그런데 이번 주, 그 문구가 바뀌었습니다.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 조달"로.
사실상 인수 자금 전액을 주주들한테서 빌리는 방식으로 선회한 겁니다. 삼성바이오가 이천이백이십칠만 주를 새로 발행해 약 삼조 원을 모으겠다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날, 주가는 약 칠 퍼센트 빠졌습니다.
삼성바이오가 왜 이 선택을 했는지, 잠깐 그쪽 입장에서 생각해볼게요.
인수하려는 회사는 폴리펩타이드그룹이라는 스위스 기업입니다. 비만·당뇨 치료제의 기반이 되는 펩타이드를 위탁 생산하는 곳이에요. 스위스 본사를 포함해 미국, 유럽, 인도 등 다섯 개 나라에 여섯 개 거점을 갖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 입장에서는 항체의약품 중심으로 키워온 역량에 펩타이드라는 새 축을 더하는 거죠.
회사 측은 이렇게 설명했어요. 회사채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단일 시점에 대규모 차입을 실행하면 앞으로 자금을 조달할 여력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요. 한 번에 삼조 원을 빌리면 다음에 또 빌릴 공간이 좁아진다는 논리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런데 주주들이 보는 숫자가 있어요. 올 상반기 말 삼성바이오의 부채비율은 오십일 퍼센트입니다. 삼조 원을 전액 차입하더라도 팔십칠 퍼센트 수준에 머뭅니다. 신용등급은 AA, 안정적 등급이에요. 즉, 빌릴 능력이 없어서 증자를 택한 게 아니라는 게 보이는 거죠.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있어요.
보통 유상증자 소식에 주가가 빠지는 건 희석 때문입니다. 주식이 늘어나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떨어지니까요. 그런데 이번에 신주 비중은 기존 주식 대비 약 오 퍼센트 이하입니다. 앞서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다른 대형 기업들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에요. 희석 효과만으로는 칠 퍼센트 하락을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시장이 반응한 건 숫자가 아니었어요. 맥락이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이천십일 년 창사 이래 한 번도 배당을 한 적이 없어요. 대규모 재투자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었고, 주주들은 그 논리를 받아들여왔습니다. 그 믿음 위에서 이번에도 "기다려달라"는 메시지가 또 온 겁니다. 회사 측도 인정했어요. "이번 증자로 주주환원 확대 여력이 일시적으로 제한될 수 있다"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일시적'이라는 단어요. 이천십일 년부터 지금까지, 그 기다림도 처음엔 일시적이었을 겁니다. 주주들이 반발하는 건 이번 증자 한 건이 아니라 누적된 맥락에 대한 반응일 수 있어요. 그렇다고 인수 자체가 잘못됐다거나, 증자가 틀렸다거나 — 그렇게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펩타이드 시장이 앞으로 얼마나 커질지, 이 인수가 얼마나 적절한 타이밍인지는 지금 알 수 없으니까요.
다만 한 가지는 남습니다. 돈을 빌리는 방식은 단순히 재무 계산이 아니라는 거예요. 누구한테서 어떻게 빌리느냐는 신뢰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삼성바이오는 다음 달 삼 일 소액주주 비대면 간담회를 열 예정입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말을 할지가, 숫자만큼 중요할 것 같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