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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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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8 08:57 · 팟캐스트

“성수 연무장길 넘어 건대까지 팝업”…경험경제에 전국 소비지도 재편

■경험소비로 지역 경제 호황서울, 팝업스토어와 ‘꾸미기’ 중심지대전, 빵지순례의 ‘수도’…관광소비 껑충김천엔 ‘김밥축제’ 메가히트 양양엔 서핑 관광객이 주민 27배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주말 아침, 빵 하나 먹으러 대전까지 내려갑니다. 왕복 네 시간. 줄은 또 한 시간. 그런데 사람들은 기꺼이 갑니다. 왜 굳이 거기까지 가느냐고 물으면, 대답은 비슷해요. "거기서 먹어봐야 아는 거잖아요."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는데도, 배달로 받을 수 있는데도, 그 자리에 직접 가서 줄을 서고, 사고, 먹고 싶다는 거죠. 그게 지금 소비의 모양입니다. 이걸 업계에서는 경험 경제라고 부르는데요. 말이 좀 딱딱하죠. 쉽게 말하면,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을 둘러싼 순간을 사는 거예요. 성수동 팝업스토어에 두 시간 줄을 서는 것도, 김천까지 김밥 먹으러 가는 것도, 강원 양양에서 서핑을 배우는 것도 같은 흐름입니다. 수치 하나만 보면 이게 얼마나 실제 돈으로 연결되는지 느껴지거든요.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씨비알이에 따르면, 성수 상권의 매출은 같은 업종 강남 매장보다 최대 네 배 높습니다. 네 배예요. 위치가 바뀐 것뿐인데, 팔리는 양이 그만큼 달라진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전국이 움직이고 있어요. 서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전은 성심당 하나로 관광 소비가 이 년 사이 거의 삼십 퍼센트 가까이 늘었고, 성심당이 있는 중구는 그 배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어요. 인구 십삼만 명짜리 도시 김천에는 이틀짜리 김밥 축제에 십오만 명이 몰렸고, 양양은 성수기에 주민 한 명당 방문객이 스물일곱 명이었습니다. 스물일곱 배. 마을 전체가 축제 현장이 된 거죠. 여기서 좀 뒤집어볼 대목이 있어요. 이 흐름을 보면서 사람들이 흔히 하는 생각이 있거든요. "요즘 사람들은 경험에 돈을 쓴다, 물건은 안 산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그게 아니에요. 경험이 먼저고, 구매는 그다음에 따라옵니다. 예산시장은 재단장 전 하루 방문객이 열 명 남짓이었다가, 더본코리아와 손잡고 새로 열고 나서 올해 누적 방문객이 천만 명을 넘었어요. 경험이 사람을 불렀고, 사람이 소비를 만든 거죠. 경험과 소비는 경쟁 관계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지금 각 브랜드마다, 지자체마다 앞다퉈 팝업을 열고 축제를 만들고 있는데, 업계 안에서도 이미 "비슷한 경험은 금세 외면받는다"는 말이 나오거든요. 팝업 임대료는 오르고, 운영 기간은 이 주 이내로 짧아지고 있어요. 지역 축제도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지적도 있고요. 그러니까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는 건 분명한데, 어떤 경험이냐가 문제인 거예요. 비슷한 팝업, 비슷한 포토존, 비슷한 굿즈. 처음엔 사람이 오겠죠. 그런데 두 번째는요? 대전까지 가서 성심당 빵을 먹는 건 성심당이라서예요. 거기서만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죠. 그 고유함이 없으면 경험 소비의 성지는 빠르게 식어버립니다. 오늘 기억할 것은 하나예요. 사람들은 경험 자체를 사는 게 아니라, 거기서만 얻을 수 있는 무언가를 삽니다. 그게 없으면 아무리 공을 들여도 한 번짜리가 되고 마는 거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