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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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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8 21:17 · 팟캐스트

고려아연 의결권 금지 가처분…“고의적 허위 공시” VS “중요 정보 아냐” [시그널]

4월 공시 고의 누락 여부 쟁점으로인용 시 최 회장 의결권 대폭 제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공시 서류 하나를 두고 법원에서 양측이 맞붙었습니다. 올해 4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대규모 차입을 진행하면서 제출한 공시가 발단이었습니다. 돈을 실제로 빌려준 곳과 공시에 적힌 곳이 달랐거든요. 피이십삼파트너스라는 특수목적법인이 오천사백억 원 넘는 돈을 빌렸습니다. 그런데 처음 공시에는 차입처로 메리츠증권 하나만 적혀 있었어요. 실제로 돈을 댄 곳은 제이비우리캐피탈, 광주은행, 전북은행, 메리츠캐피탈, 메리츠화재. 다섯 곳이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여러 금융기관을 묶어주는 주선기관이었을 뿐, 실제 대주단이 아니었죠. 담보로 잡힌 건 최 회장 측 고려아연 지분이었습니다. 최 회장 본인과 가족, 지인 등 열세 명이 들고 있던 주식이 일괄로 담보에 걸렸어요.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담보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건 주선기관이 아니라, 돈을 실제로 빌려준 다섯 곳이거든요. 채무불이행이 생기면 그 다섯 곳이 주식을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영풍·엠비케이 측이 법원에 가처분을 청구한 건 이 맥락 때문입니다. 담보를 실행할 주체가 누군지는 단순한 계약 세부사항이 아니라는 거예요. 그 기관들이 최 회장에게 우호적인지 아닌지에 따라 주총 표결 판도가 달라지니까요. 다음 달 아홉 번째 날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 지분 약 오 퍼센트에 해당하는 주식의 의결권을 막아달라는 청구입니다. 자본시장법은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기재하거나 빠뜨렸을 때 해당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이 가처분의 근거죠. 최 회장 측 반론도 있습니다. 신디케이트론, 즉 여러 금융기관이 동일 조건으로 돈을 빌려주는 구조에서는 주선기관만 차입처로 적는 게 시장 관행이라는 겁니다. 담보 주식, 콜옵션 같은 핵심 내용은 이미 공시했다는 주장도 내놨어요. 대주단의 면면이 의결권을 제한할 만한 중요 정보는 아니라는 논리도 제시했고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관행이라는 말과 고의라는 말 사이에 있는 공간이요. 누군가에게는 통상적인 서류 작성 방식이고, 누군가에게는 시장을 혼란에 빠뜨리는 선택적 공개일 수 있거든요. 같은 행위가 어느 맥락에 놓이느냐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법원이 봐야 할 것도 결국 그 맥락이겠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 공시는 숫자와 이름을 적는 문서지만, 무엇을 적고 무엇을 뺐는지가 때로는 내용 자체보다 더 많은 걸 말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