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8 16:46 · 팟캐스트
靑 “손봉기 임명동의안 제출않기로…대법관 재제청 요청”
“사법부 독립 뒷받침한 관행 스스로 약화”지적“김성수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회 제출할 것”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대법관 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그냥 비어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재판이 거기서 멈춰 있는 겁니다.
지난 십팔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면을 보냈습니다.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를 대법관으로 제청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청와대 쪽에서 "그 전에 우리랑 얘기한 적 없지 않냐"고 했습니다.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왔다는 거죠. 그래서 이날 청와대는 그 제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장 입장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헌법에는 대법관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적혀 있거든요. 제청권은 법원에 있고, 그 절차를 밟은 겁니다. 반면 청와대 입장은 다릅니다. 오랫동안 이어온 관행이 있었다는 거예요.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제청권자인 대법원장이 미리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과정을 거쳐 후보자를 올리는 방식이었다는 거죠. 그 관행이 지금껏 사법부 독립의 실질적인 근거였는데, 이번에 그 관행이 깨졌다는 게 청와대의 말이었습니다. 판단은 제쳐두고, 상황만 놓으면 — 같은 헌법 조문을 읽고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한 상황입니다.
이게 대법관 한 명의 자리 문제만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우리나라 사건 중에서 가장 마지막 판단을 내리는 곳입니다. 대법관이 공석이면 그 재판부가 담당하는 사건들이 미뤄집니다. 청와대도 이 부분을 언급했어요.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신속히 재제청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대법원장에게 요청했습니다. 제청을 돌려보내면서도, 빨리 다시 보내달라는 말을 함께 한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습니다. 청와대가 이번에 거부한 손봉기 후보자와는 별개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같은 날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거든요.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였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두 후보자가 다른 결론을 받은 겁니다. 한쪽은 협의가 있었고 한쪽은 없었다는 이유로요. 그렇다면 지금 다투는 건 사람이 아니라 절차인 셈이죠.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협의 관행이라는 게 법에 적혀 있지 않더라도, 그게 깨졌을 때 누가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문제입니다. 대법원장이 헌법대로 했다고 하면 그게 틀렸다고 말할 근거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반대로, 관행이 없어진 자리에서 임명권과 제청권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지켜지는 걸까요. 헌법이 명문화하지 않은 것들이 오랫동안 작동해왔다면, 그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지금 이 갈등의 핵심은 누가 대법관이 되느냐가 아닙니다. 대법관을 어떤 방식으로 정하느냐, 그 절차에 관한 겁니다. 절차 싸움이 길어질수록, 그 사이에 멈춰 있는 재판도 있다는 걸 함께 생각해볼 만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