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8 12:30 · 팟캐스트
증권신고서 미흡 반복시 심사 차등화…금감원 “불필요한 정정 최소화해야”
증권신고서판 ‘네임 앤드 셰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IPO를 앞둔 기업이 있어요. 금감원에 증권신고서를 냈는데, 정정 요구가 날아옵니다. 다시 냅니다. 또 정정 요구가 옵니다. 또 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동안 기업의 상장 일정은 계속 밀리고 있어요.
이게 일부 기업 얘기가 아니었던 거죠.
금감원이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꺼낸 건 지난달 28일이에요. 이승우 금감원 부원장보가 국내 열한 개 증권사 IPO·유상증자 주관 임원들을 여의도로 불러 간담회를 열었거든요. 발행사와 주관사 모두, 처음 신고서를 쓸 때부터 충분히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고 직접 지적했습니다.
정정 요구를 받고도 제대로 보완이 안 된 신고서가 반복적으로 들어온다는 거예요.
지금까지는 그게 반복되더라도 금감원이 매번 수십 장짜리 정정 요구서를 다시 써서 보냈어요. 꼼꼼하게. 문제 하나하나 짚어서. 그런데 이제는 달라집니다.
앞으로는 한 번 안내한 내용을 여러 항목에서 계속 무시하면, 다음번 요구서에는 딱 한 줄만 씁니다. "요구사항 반영이 미비했습니다." 그게 전부예요. 상세 설명 없이. 그리고 그 내용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그대로 올라갑니다. 투자자들이 다 볼 수 있게.
이걸 '네임 앤드 셰임'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이름을 밝혀 망신을 준다는 뜻이에요. 금감원이 그 표현을 직접 썼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제도 자체의 방향은 이해가 가거든요. 부실 신고서가 반복되면 다른 기업들의 심사도 밀립니다. 한 쪽이 늦으면 다른 쪽도 기다려야 해요. 그러니 긴장감을 높이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공시에 "충실히 반영되지 않을 경우 추가 정정 요구가 이뤄질 수 있다"는 문구가 투자자에게 노출된다는 건, 사실상 그 기업이 공개 시장에서 신뢰 타격을 입는다는 의미예요. 상장도 하기 전에. 자금조달 일정이 밀리는 것보다 더 큰 타격이 될 수도 있죠.
그 긴장감이 실제로 신고서 품질을 높이는 쪽으로 작동할지, 아니면 일정에 쫓기는 주관사들이 더 서둘러 뭔가를 채워 넣는 쪽으로 흐를지. 아직은 모르겠어요.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길게요.
이 제도의 핵심은 처벌이 아니에요. 공개예요. 금감원이 직접 설명하는 게 아니라 공시 화면에 문구가 뜨는 방식이거든요. 투자자가 그걸 보고 어떻게 판단할지는 투자자 몫으로 남겨두는 구조입니다. 그 판단이 얼마나 잘 작동할지, 지켜볼 만한 지점이에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