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29 21:14 · 팟캐스트
29CM, 고객 개인정보 15만여건 유출…이름·전화번호 등 포함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스마트폰에 문자 하나가 와 있습니다. "고객님 주문하신 상품 배송 중 문제가 생겼습니다. 환불 처리를 위해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그 문자가 얼마나 그럴싸해 보이는지, 상상해봅시다. 내 이름, 내 배송지 주소, 내 전화번호가 정확히 적혀 있다면요.
패션 플랫폼 이십구씨엠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이십칠일, 주문정보를 조회하는 외부 연동 기능, 에이피아이라고 하는 부분에 비정상적인 접근이 발생했고, 회사는 이십구일 공지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습니다.
유출된 정보를 구체적으로 보면, 이름만 유출된 경우가 십삼만 팔천여 건이고요. 이름에 이메일, 휴대전화번호, 배송정보까지 묶여서 나간 경우는 이만 천여 건입니다. 합치면 총 십오만여 건. 결제 정보나 비밀번호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비밀번호가 안 나갔다는 건 분명 다행입니다. 그런데 이름, 전화번호, 주소, 거기에 주문 내역까지 알고 있다면 — 사실 그게 더 무서운 조합일 수도 있거든요. 모르는 사람이 내 이름을 부르고, 내가 산 물건을 언급하면서 연락해온다면, 우리 대부분은 그걸 사기라고 의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이십구씨엠도 공지 끝에 딱 그 부분을 경고했습니다. 주문 내역을 언급하는 전화나 문자, 메일을 각별히 조심하라고요.
이 사건이 이십구씨엠만의 일이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에이피아이, 즉 시스템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연동 기능은 지금 거의 모든 온라인 서비스가 쓰고 있어요. 쇼핑몰, 배달앱, 여행 플랫폼. 이 기능이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뚫렸을 때 한꺼번에 많은 정보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거든요. 한 군데가 뚫리면 연결된 데이터가 한꺼번에 나가는 구조, 이게 업계 전반의 문제입니다.
뒤집어 보면 이런 지점이 있습니다.
이십구씨엠은 문제를 확인한 즉시 접근 경로를 차단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자진 신고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났을 때 기업이 숨기거나 늦게 알리는 경우도 많은데, 이건 이틀 만에 공지가 나왔어요. 피해를 줄이기 위해 먼저 나선 거죠. 그게 의무이기도 하지만, 속도가 이렇게 빠른 게 당연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바로 그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불안할 수도 있어요. 빠르게 알았다는 건, 이미 정보가 나간 뒤라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남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내 정보가 어딘가에서 이미 나간 적 있다고 가정하고 살아야 하는 시대가 된 건 아닐까요. 비밀번호를 자주 바꾸고, 수상한 링크를 누르지 말라는 조언은 이미 알고 있죠. 그런데 내 이름과 주소를 정확히 아는 누군가가 연락해올 때,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는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는 — 한 번 생각해볼 만합니다.
오늘 기억할 건 하나입니다. 아는 척하는 문자가 가장 위험합니다.
이십구씨엠 이용 고객이라면 공식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직접 주문 내역을 확인하시고,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의심된다면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 신고센터, 국번 없이 118로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