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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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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29 18:16 · 팟캐스트

“인플레에 할 일”이 또 ‘말로만 인상’은 아니죠 [트럼프 스톡커]

■윤경환 특파원의 트럼프 스톡커(Stocker) 워시 첫 잭슨홀미팅에 예년보다 열기 “후끈‘물가 리스크 고조에 연준 매파 목소리 커져“2% 넘는 인플레 우려...단기 금리로 대응”“고용은 안정”...예상 밖 선명한 긴축 메시지증시는 하락...올 0.50%P 인상 확률 50%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그랜드 티턴 국립공원, 해발 이천 미터가 넘는 산자락에 자리 잡은 호텔. 매년 여름이면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여기 모입니다. 올해는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로비를 가득 채웠어요. 누군가 연준 인사가 지나가기만 해도 이름을 불러댔다고 하더군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첫 잭슨홀 무대였습니다. 취임 정확히 백 일째 되는 날이었어요. 워시 의장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 시장은 그에 대해 꽤 선명한 그림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삭제했고, 금리 전망표인 점도표도 없애겠다고 했고, 심지어 연준 회의 횟수 자체를 줄이자고 제안했다는 얘기도 나왔거든요. 말을 줄이고, 시장이 스스로 움직이게 두겠다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니까 잭슨홀에서도 짧고 두루뭉술하게 끝낼 거라고들 봤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워시 의장은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기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 그리고 단기 금리가 물가를 잡는 주된 수단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왜 이게 중요하냐면요. 일부에서는 워시 의장이 설령 물가가 올라도 금리는 건드리지 않고, 대차대조표 축소 같은 우회 수단을 쓸 거라고 봤거든요. 임명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이 줄기차게 저금리를 요구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워시 의장이 직접 "금리가 주된 수단"이라고 했습니다. 트럼프 압박을 의식하면서도, 아니면 의식하면서, 이 말을 꺼낸 거예요. 잭슨홀 직전에 나온 지표들도 워시 의장의 말을 뒷받침했습니다.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연준 목표치인 두 배 가까운 수준에서 꿈쩍 않고 있었어요. 게다가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금리가 너무 오른다 싶자 국채를 직접 사들이기 시작했는데, 이게 연준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일이었습니다. 시장이 알아서 긴축한다는 워시의 논리를, 재무부가 직접 흔들고 있던 셈이니까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워시 의장은 노동시장에 대해서는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했습니다. 실업률도 역사적으로 낮고, 실업수당 청구도 수십 년 만의 최저 수준에 가깝다고요. 그러면서 물가 문제가 고용보다 훨씬 우려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어요. 연준에는 두 가지 임무가 있습니다.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 워시 의장은 그날 둘 중 하나를 확실하게 앞에 세웠습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어요. 연설 직후 주가가 일제히 뛰어올랐다가, 다시 모두 하락 마감했습니다. 금리를 올리면 결국 주식 시장이 위축된다는 걱정이 돌아온 거예요.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확률이 절반을 넘어섰고, 연내 금리를 아예 동결할 가능성은 열에 하나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어 볼 지점이 있어요. 일각에서는 워시 의장의 발언이 사실 새로운 게 아니라고 봅니다. 연준의 목표는 물가 안정이고, 금리가 주된 수단이라는 건 교과서 첫 페이지 얘기라는 거죠. 원칙론을 반복한 건데, 시장이 너무 과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그렇다면 왜 같은 말이 이번에는 달리 들렸을까요. 워시 의장이 그간 말을 너무 아꼈기 때문이에요. 침묵이 길어질수록, 나온 말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남는 건 이겁니다. 워시 의장은 '더 조용한 연준'을 만들겠다고 했어요. 포워드 가이던스도 없애고, 시장에 예고도 줄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침묵 속에서 나온 한마디가 오히려 더 큰 파장을 만들었어요. 말을 줄인다고 불확실성이 줄지는 않는다는 것. 오히려 드물게 나온 말 하나에 시장이 더 과민해질 수 있다는 것. 워시 의장도 그 효과를 예상했을까요, 아닐까요. 다음 달 십오일과 십육일 FOMC 회의. 워시 의장이 실제로 금리를 올릴지, 아니면 이번에도 동결할지. 그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