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8.29 08:09 · 팟캐스트

현대차·기아, 디젤차 사업 철수...마지막 ‘쏘렌토’마저 단종 [biz-플러스]

승용 디젤 2022년 15종서 올해 ‘0종’트럭·버스 등 상용 부문만 디젤 존속디젤차 등록 비중 5년새 30.8%→2.4% 급감친환경차 비중은 11.8%→48.4%로 급증국산 디젤은 KG모빌리티 2종만 남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주유소에서 경유 넣으러 줄 서본 게 언제였는지 기억하시나요. 저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어느 순간부터 주변에서 경유차가 눈에 띄게 줄었거든요. 이달 중순, 기아 쏘렌토 디젤의 생산이 멈췄습니다. 재고가 다 팔리면 그걸로 끝이에요. 현대차·기아의 승용 라인업에서 디젤 엔진이 달린 차는 이제 한 종도 남지 않게 됐습니다. 그냥 차 하나가 단종된 게 아니에요. 이건 한 시대가 조용히 문을 닫는 장면이거든요. 2022년만 해도 현대차·기아에서 디젤 모델은 열다섯 종이 팔렸습니다. 코나,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카니발, 제네시스 G80까지요. 그게 2023년에 열한 종이 됐고, 지난해에 다섯 종, 올해는 쏘렌토 하나만 버티다가 그마저 사라진 거예요. 3년 만에 열다섯 개에서 영으로 떨어진 겁니다. 기아 입장에서 이 결정은 사실 어렵지 않았을 거예요. 올해 팔린 쏘렌토 가운데 디젤은 고작 5%였거든요. 나머지 82%는 하이브리드였습니다. 수요가 없는 라인을 유지하려면 비용이 들고, 그 비용을 하이브리드 쪽에 쓰는 게 낫다고 판단한 거죠. 판단이라기보다는, 시장이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이걸 기업의 선택으로만 보면 뭔가 빠진 것 같아요. 국내 등록 차량 중 디젤 비중이 올해 2.4%입니다. 2020년엔 30%였어요. 4년 만에 열두 배 넘게 줄어든 거예요. 국산 디젤 승용은 이제 KG모빌리티 무쏘·렉스턴 두 종뿐이에요. 한국GM은 2015년에 이미 나갔고, 르노코리아는 2022년에 나갔고, 이제 현대차·기아까지 빠졌으니까요. 수입차 브랜드들은 여전히 디젤 모델을 팔고 있긴 해요. 벤츠, BMW, 아우디 같은 데서요. 하지만 거기서도 판매량은 많지 않습니다. 이 흐름이 왜 이렇게 빠르게 왔는지를 생각해보면, 사실 여러 힘이 한꺼번에 작용했어요. 규제가 강해졌습니다. 노후 경유차는 도심 진입이 제한되고, 어린이 통학 차량이나 택배 차량으로는 쓸 수 없게 됐어요. 1톤 경유 트럭은 신규 등록 자체가 막혔죠. 포터, 봉고도 2023년에 디젤을 뺐고요. 동시에 디젤의 강점이 사라졌어요. 연비가 좋다, 힘이 좋다는 말이 통했던 건 비교 대상이 가솔린뿐이던 시절 얘기거든요. 하이브리드가 연비를 따라잡고, 전기차가 출력을 넘어서면서 디젤의 자리가 좁아진 거예요. 경유가 휘발유보다 싸다는 것도 예전만큼 차이가 나지 않고요.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디젤을 택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유가 있었거든요. 출퇴근 거리가 길거나, 짐을 자주 실어야 하거나, 고속 주행이 많거나. 그 사람들한테 '이제 하이브리드로 가세요'라고 말하는 건 쉽지만, 차를 바꾸는 건 돈이 드는 일이잖아요. 규제와 시장 논리가 맞아떨어진 결과가, 당장 차를 바꾸기 어려운 사람들한테는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어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거예요. 디젤이 사라진 건 누군가의 결정이 아니라, 수요와 규제와 기술이 동시에 같은 방향을 가리켰기 때문입니다.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는 게 핵심이에요. 다음에 어떤 기술이 같은 방식으로 사라질지를 보고 싶다면, 지금 시장에서 어떤 것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지를 보면 됩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