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0 21:09 · 팟캐스트
정권마다 요직 거친 정책통…3%대 성장 속 양극화 완화 숙제
■ 경제부총리 후보에 이형일반도체 성장에도 청년 고용 부진종부세·ISA·대미협상 등 과제로1호 내부 승진에도 ‘적임자’ 판단조율형 리더십 넘어 장악력 관건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지명 소식이 나온 날, 그는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부총리 후보자는 지명 당일 기자들과 만나 포부를 밝히거든요. 그런데 이형일 후보자는 짧은 서면 메시지 하나만 냈습니다.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향한 대도약." 그게 전부였습니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어요. 자신의 상사인 구윤철 부총리가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 앞에서 포부를 드러내는 게 부담스러웠을 거라고요. 그리고 덧붙였습니다. "그게 원래 스타일이에요."
이 후보자는 행정고시 삼십육회로 공직을 시작한 정통 경제 관료입니다. 수재들이 모인다는 재경부에서도 항상 에이스로 꼽혔지만,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은 거의 없었다는 게 전현직 관료들의 한결같은 평가예요.
그런데 이 사람의 이력을 들여다보면 좀 흥미롭습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정책국장과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을 지냈어요. 그러니까 윤석열 정부에서는 한직으로 밀려날 거라는 게 당연한 전망이었겠죠. 그런데 차관보, 통계청장을 연이어 맡았습니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에는 기재부 일차관에 가장 먼저 발탁됐습니다. 정권이 세 번 바뀌는 동안, 매번 경제정책 핵심 라인에 있었던 겁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인선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어요. 당적이나 출신을 넘어 "오직 실력 중심의 인사"를 기준으로 삼았다고요.
그리고 조직 안에서의 평판도 눈에 띄었습니다.
직원들이 직접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올랐어요. 지시하는 리더가 아니라 소통으로 자발적 참여를 끌어내는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격식보다 실무를 중시한다고도 하고요. 현직 차관이 곧바로 부총리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그 파격을 업무 능력으로 메웠다는 평가가 대내외에서 나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조용한 사람이 시끄러운 자리에 앉는 순간, 무엇이 달라지는가. 이 후보자 앞에 놓인 과제들은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습니다. 세제개편안 수습, 대미 투자 이행 압박, 반도체 호황이 내수와 고용으로 번지지 않는 구조 문제까지요. 게다가 예산 기능은 기획예산처로, 금융정책은 금융위원회로 나뉜 상황에서 경제부총리가 실질적인 조정력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핵심 변수라고 합니다.
조용히 실력으로 쌓아온 신뢰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갈등 앞에서도 통할까. 그게 앞으로 가장 지켜볼 지점인 것 같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이형일 후보자는 세 번의 정권 교체를 거치며 단 한 번도 핵심 경제 라인에서 빠지지 않은 관료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힘이 지금의 과제들 앞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