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0 18:15 · 팟캐스트
[단독] CPTPP 체결하면 농업 생산 年 7000억 감소…제조업 순수출은 수 조원 증가
정부, CPTPP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농·어업 타격 있지만 먹거리 물가 안정 기대車 등 제조업 순수출은 年 수조 원 증가 전망“CPTPP 가입 땐 공급망·경제 성장 기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사과 하나를 떠올려 보시겠어요. 마트 과일 코너에 놓인, 빨갛고 탐스러운 국산 사과. 사실 그 사과는 단 한 번도 외국과의 경쟁에 노출된 적이 없거든요. 지금까지 어떤 나라도 우리 사과 시장을 열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 그 문을 두드리는 협정 얘기가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어요.
씨피티피피, 한국말로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이라고 해요. 아시아·태평양 지역 열한 개 나라가 묶인 무역 블록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여기 들어가 있지 않아요. 정부가 최근 다시 가입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내부 타당성 조사를 했고, 그 결과가 슬며시 흘러나왔어요.
가입하면 농업 생산액이 매년 약 일 퍼센트씩 줄어든다는 거예요. 연평균 칠천억 원 이상. 지난 이천이십이년 조사 때보다 감소 규모가 크게 늘었어요. 그때는 최대 사천사백억 원이었거든요. 4년 사이에 세상이 그만큼 바뀐 거죠.
농업계가 특히 걱정하는 건 사과예요. 국내 과일 생산에서 비중이 가장 크고, 아직 한 번도 시장이 열린 적 없는 품목이에요. 일본, 호주, 뉴질랜드를 비롯한 열한 개 나라가 수입 위험 분석을 신청해놓은 상태인데, 지금까지 검역 기준을 통과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어요. 가입이 성사되면 그 압박이 달라질 거라는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단 한 곳도 없다'는 건 우리가 문을 지켜온 거잖아요. 그게 합리적인 기준이었을 수도 있고, 보호막이었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문을 열게 되는 순간, 기준의 성격 자체가 질문에 오를 수 있거든요.
반면에 이 협정을 통해 제조업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어요. 이번 조사에서 그 수치는 사년 전보다 수 배 더 커진 것으로 알려졌고요.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지금 같은 때, 이 블록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는 단순한 관세 문제가 아닌 거죠.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 중국도 이미 가입 신청을 해둔 상태예요. 산업통상부 장관이 직접 '이미 늦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한 만큼, 정부 안에서도 속도감이 느껴지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뒤집어 보면, 농업 생산액이 줄어드는 게 반드시 농가에만 나쁜 이야기는 아닐 수도 있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늘고,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거거든요. 이상 기후로 국내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일이 잦아지는 요즘, 외국산 농산물의 접근을 막는 게 과연 소비자에게도 좋은 일인지 — 전문가들은 그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피해와 혜택이 다른 사람에게 각각 돌아가는 구조, 이게 이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지점이에요.
저는 이 사안에서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어요. 정부가 9월에 농업계와 간담회를 열겠다고 했는데, '의견 수렴'이 결정을 앞두고 거치는 절차가 되는 건지, 아니면 실제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대화가 되는 건지예요. 수십 년간 시장을 지켜온 사람들의 불안을 숫자로만 환산해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는 순간, 뭔가 중요한 게 빠져버리는 느낌이 있거든요.
오늘 하나만 가져가신다면 이거예요. 이 협정은 득과 실이 같은 사람에게 돌아가지 않아요. 제조업 수출이 늘어나는 혜택과, 농업 생산이 줄어드는 손실은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겪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이득'이라는 말이 누군가에겐 위로가 안 될 수 있거든요. 그 간격을 어떻게 좁힐지, 그게 진짜 질문인 것 같아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