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 22:18 · 팟캐스트
‘다카이치표’ 日 방위비 8조 9000억엔 사상 최대…GDP 2%엔 미달
다음 회계연도 예산, 올해보다 0.9% 늘어새로운 군비 증강 계획 마련 시 예산 확대GDP 늘고 엔화 약세에 목표치엔 못 미쳐재원 마련은 과제…美 “GDP 3.5%” 압박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일본 재무성 관료가 예산서를 들고 회의실에 들어섭니다. 숫자를 올려놓는다. 역대 가장 큰 액수다. 그런데 회의실 안은 조용합니다. 충분하지 않다는 걸 다들 알고 있거든요.
일본 방위성이 다음 회계연도 예산으로 약 팔조 구천억 엔을 요구했습니다. 블룸버그가 31일 보도한 내용입니다. 사상 최대 규모예요. 그런데 이게 왜 뉴스가 됐냐면 — 목표엔 한참 못 미치거든요.
일본 정부가 스스로 세운 목표는 방위비를 GDP의 2%까지 끌어올리는 겁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그걸 원래 계획보다 2년 앞당기겠다고 약속했고요. 그런데 이번 요구안은 그 목표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최대치를 냈는데도 절반이에요.
왜 이런 상황이 됐을까요. 여기서 이야기가 좀 묘하게 흘러요. 목표가 달성이 안 된 게 아니라, 목표 자체가 커져버린 겁니다. 2022년에 목표를 세울 때 기준으로 삼은 일본 명목 GDP는 오백육십조 엔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육백팔십팔조 엔으로 불어났습니다. 기준선이 올라가버리니까, 2%라는 비율은 그대로인데 금액은 훨씬 더 커진 거죠. 열심히 달려가는데 결승선이 앞으로 계속 밀려나는 것처럼요.
엔화 약세도 문제를 키웁니다. 방위성은 달러당 백사십구 엔을 기준으로 예산을 계산했는데, 실제 시장에선 백육십 엔에 가까운 수준에서 거래됐다고 해요. 해외에서 무기나 장비를 사올 때 환율 차이는 고스란히 비용으로 쌓입니다.
이번 예산의 우선순위를 보면, 해양 감시용 드론 열일곱 대와 극초음속 미사일 관련 장비가 포함됐습니다. 드론과 AI를 군사 정보 수집에 접목하는 사업도 들어갔고요. 상대가 먼저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겠다는 전략 — 이른바 반격 능력을 뒷받침하는 예산이에요. 이게 지금 일본 방위 정책이 향하는 방향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가 좀 걸린 부분이 있어요. 돈의 문제가 아닐 수 있거든요. 일본 재정은 이미 빠듯합니다. 방위비가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다카이치 정부는 식품 소비세를 2년간 낮추고 대규모 성장 전략도 내놨는데,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충분히 밝히지 않은 상태예요. 그 불안이 이미 국채 금리에 반영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이날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삼십 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전임 총리인 기시다 씨가 증세로 방위비를 충당하려다가 여론의 반발에 부딪혔던 걸 기억하실 거예요. 돈은 어딘가에서 와야 하는데, 국민에게 직접 걷으면 반발이 생기고, 빚으로 메우면 금리가 오르고 — 이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지, 일본 정부는 아직 답을 내놓지 못한 것 같아요.
거기에 미국의 압박까지 더해집니다. 미국은 동맹국에 방위비를 GDP의 3.5%까지 올리라고 요구해 왔거든요. 지금 일본이 목표로 하는 2%의 거의 두 배입니다. 연간으로 따지면 이십사조 엔이 넘는 규모예요. 사상 최대 예산을 냈는데 그것도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외부에서 듣고 있는 거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를 고른다면 — 숫자가 최대라는 것과, 충분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라는 겁니다. 일본이 지금 맞닥뜨린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목표 자체가 움직이는 상황이에요. 그 안에서 재정을 어떻게 설계할 건지 — 그게 이번 예산 뒤에 남은 질문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