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 12:12 · 팟캐스트
대법원 “고려아연의 영풍 의결권 행사 제한은 위법” [시그널]
“SMC 상법상 자회사 해당 안 돼” 원심 판단 유지영풍·MBK “독립 감사위원 선임 필요성”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주주총회 하루 전날, 한 회사의 경영진이 최대주주의 표를 막기로 했습니다. 법이 아니라, 호주에 있는 계열사를 이용해서요.
고려아연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초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은 호주 계열사인 SMC라는 회사를 움직입니다. 이 회사가 최대주주 영풍의 지분을 십 퍼센트 이상 사들이게 한 거예요. 왜냐고요? 상법에 이런 조항이 있거든요. 자회사가 모회사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갖고 있으면, 그 모회사는 자회사 총회에서 의결권을 못 씁니다. 쉽게 말하면, 서로 지분을 물고 있는 고리를 만들어서 상대방의 표를 막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SMC가 우리 상법에서 말하는 '자회사'냐는 거였습니다. 호주 법인이니까요. 이 조항이 적용되려면 상법상 주식회사와 같거나 가장 비슷한 형태여야 하는데, 대법원은 SMC가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원심 판단에 법리 오류가 없다는 거죠. 결국, 영풍의 의결권을 막은 건 위법이었다는 결론입니다.
이게 한 회사의 분쟁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경영권을 지키려는 쪽과 빼앗으려는 쪽이 팽팽하게 맞붙을 때, 경영진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생긴 거거든요. 해외 계열사를 활용한 지분 구조, 순환출자 고리, 상법 조항의 해석 — 이런 것들이 앞으로 비슷한 상황에서 어떻게 적용될지를 이번 판결이 하나의 선으로 그어준 셈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이 방식을 선택했을 때, 그게 위법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을까요? 아니면 알면서도, 일단 총회는 막아두고 법적 판단은 나중에 받으면 된다고 본 걸까요? 판결 결과는 나왔지만, 그 선택을 한 이유는 판결문이 말해주지 않습니다.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이 이미 나왔다는 것도, 이 일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있죠.
기억할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표를 막는 것도, 그 막음을 뒤집는 것도 결국 법 안에서 이뤄집니다. 그리고 그 법이 어디까지 허용하는지는, 다음 싸움이 시작되기 전까지 아무도 정확히 모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