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 22:05 · 팟캐스트
BTS 공연 14배 인파 몰려오는데…잠잘 곳이 모자란다
■서울 ‘숙박대란’ 현실화 우려내년 WYD·패노메논 잇따라 개최최대 152만명 참가…외국인 60만서울 숙박시설 점유율 85% 육박신규 호텔 공급 年1000실에 그쳐“공유숙박 활용 등 검토 서둘러야”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내년 8월, 서울 어딘가에서 숙소를 잡으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약 사이트를 열었는데 원하는 날짜에 아무것도 뜨지 않아요. 가격을 올려도, 지역을 넓혀도. 그냥 없는 겁니다.
이게 과장이 아닐 수 있다는 게 지금 상황이거든요.
내년 서울에는 두 개의 초대형 행사가 잡혀 있습니다. 하나는 8월에 열리는 세계청년대회 — 가톨릭교회가 주관하는 전 세계 청년 축제예요. 해외에서만 사십만 명이 온다고 합니다. 폐막 미사까지 포함하면 최대 백만 명. 또 하나는 12월에 열리는 K팝 페스티벌 패노메논인데, 외국인 이십만 명을 포함해 오십이만 명 규모로 예상됩니다. 두 행사를 합치면 최대 백오십만 명이 서울로 몰려오는 거예요.
서울이 지금 하루 평균 비어있는 객실이 얼마나 될까요. 로빈컴퍼니라는 숙박 데이터 분석업체 추산으로는 만 삼천육백칠십실입니다. 호텔부터 모텔, 게스트하우스, 도시민박까지 다 합쳐서요. 서울 전체가 이미 팔 할 넘게 차 있는 거거든요. 신규 호텔은 해마다 약 천실씩 늘고 있는데, 그 속도로는 2027년까지 간격을 좁히기 어렵습니다.
그러면 백오십만 명은 다 어디서 자느냐.
WYD 조직위와 서울시는 홈스테이, 천주교 본당, 학교 체육관 등으로 오십만 명은 받겠다는 계획이에요. 실제로 비슷한 행사에서 이런 방식이 쓰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 오십만 명에 포함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죠. 함께 온 가족, 취재진, 성직자, 패노메논 참가자들. 이 수요는 고스란히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로 쏠립니다.
여기서 좀 의외의 지점이 있어요. 저는 이 문제가 결국 '호텔을 더 지어야 한다'는 이야기로 흘러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업계에서 꺼내는 카드는 그게 아닙니다. 공유숙박, 대학 기숙사, 유휴시설 — 이미 있는 공간을 쓰자는 거예요. 지금 법적으로 내국인한테는 도시민박을 못 빌려주고, 미등록 공유숙박은 합법 공급으로 치지 않아요. 이 규제를 행사 기간만이라도 잠깐 풀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어요. 안전 기준을 갖춘 곳에 한해서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규제 완화 자체가 나쁜 게 아니에요. 근데 '행사 기간만 잠깐'이 얼마나 잘 통제될 수 있을까 싶은 거거든요. 안전 기준이라는 게 단번에 확인되는 게 아니잖아요. 숙박업 관리를 문화체육관광부로 일원화하겠다고 정부가 밝히긴 했는데, 제도 정비가 행사보다 먼저 끝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입니다. 잠자리가 부족한 건 문제고, 검증 안 된 공간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도 문제예요. 그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 — 거기까지는 지금 나온 이야기에 없습니다.
하나만 기억한다면 이거예요.
숙박 대란은 행사가 시작되고 나서 느끼는 게 아닙니다. 예약창이 열리는 순간 이미 결정이 나버려요. 지금부터 약 일 년, 그 사이에 제도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내년 서울을 찾는 사람들의 경험을 완전히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