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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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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1 08:51 · 팟캐스트

K뷰티 뜨자 글로벌 기업들 ‘원료 선점’ 경쟁

IMCD·브렌탁 잇따라 국내 원료사 인수빠른 제품개발·글로벌 확장 가능성 주목“원료도 B2B 마케팅·브랜드화 필요”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서울 어딘가의 화장품 공장. 이른 아침부터 새 제형 테스트가 돌아갑니다. 브랜드 담당자가 원료 샘플을 받아 들고 여섯 달 뒤 출시를 목표로 배합 비율을 조율하죠. 이 속도가, 지금 글로벌 기업들이 탐내는 것의 정체입니다. 네덜란드의 특수화학 유통기업 아이엠씨디, 독일의 브렌탁, 그리고 로레알그룹의 벤처캐피털 볼드. 올해 들어 이 세 곳이 잇따라 국내 화장품 원료사와 기술기업에 투자하거나 인수했습니다. 공통점이 있어요. 한국 업체를 사들여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는 거였습니다. 아이엠씨디가 올해 초 인수한 동양에프티는 화장품 원료를 공급하면서 동시에 제형 개발까지 지원해온 곳입니다. 2009년에 세워진 회사인데, 최근 몇 년 사이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었어요. 인수 이후 아이엠씨디는 서울에 뷰티 스튜디오를 열었습니다. 브랜드와 제조사가 원료를 직접 골라 시제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에요. 한국의 신제품 개발 속도를 플랫폼으로 쓰겠다는 거죠. 글로벌 원료사 입장에서 한국 원료사를 갖는 건 꽤 효율적인 전략입니다. 어떤 성분이 시장에서 통하는지, 한국에서 빠르게 검증하고 전 세계로 확산시킬 수 있으니까요. 특정 브랜드가 흥하든 망하든, 여러 브랜드에 원료를 공급하는 구조이니 K뷰티 전체의 성장을 고르게 가져갈 수 있는 셈이기도 하고요. 여기서 조금 방향을 틀어봐야 할 것 같아요. 한국은 글로벌 천연화장품 특허 스물세 만여 건 가운데 약 열 퍼센트를 보유합니다. 중국과 함께 기술 경쟁력이 있는 나라로 분류될 정도예요. 그런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보고서는 이렇게 짚었습니다. "특허로 나타나는 기술 경쟁력이 실제 원료의 개발, 생산, 사업화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요. 기술은 있는데 그게 시장 가치로 연결이 안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원료사에 관심을 갖는 건 K뷰티가 잘나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기업들이 국내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금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부족한 상황에서 독자 브랜드화가 어려우니, 해외 기업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그 결실을 가져갈 수 있는 거죠. 이 구도가 저는 좀 마음에 걸렸어요. 업계 관계자가 한 말이 있습니다. "소비자는 K뷰티 제품을 살 때 히알루론산이 한국산인지 중국산인지까지 따지지 않는다"고요. 완제품 뒤에 어떤 원료가 들어갔는지, 그 기술이 어디서 왔는지는 브랜드 이름 뒤에 가려지죠. K뷰티라는 이름이 세계로 퍼질수록, 그 이름 안에서 누가 이익을 가져가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말씀드릴게요. 한국이 기술은 갖고 있는데, 그 기술을 시장에서 자기 이름으로 파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것. 글로벌 기업들이 그 틈을 빠르게 채우고 있는 중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