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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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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1 19:00 · 팟캐스트

글로벌 금리 급등에…韓 채권시장 ‘인바운드’ 확장되나 [시그널]

베트남 빈그룹 원화채 발행 추진인니·美빅테크 등도 ‘노크’두산에너빌 등은 외화채 철회글로벌 금리인상에 조달전략 변화국내 대기업 회사채 대신 은행대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의 어느 재무팀 회의실을 상상해봅시다.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 있는데, 국내에서 새로 발행하려면 금리가 10%에 육박합니다. 팀장이 스프레드시트를 넘기다 멈춥니다. 한국 시장을 알아보자고요. 베트남 재계 1위 빈그룹이 지금 국내에서 최대 사천억 원을 조달하려 움직이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KB증권, 키움증권이 채권 인수를 준비 중이에요. 3년짜리 사모채입니다. 왜 굳이 한국일까요. 빈그룹이 베트남에서 같은 조건으로 채권을 발행하면 금리 부담이 10% 언저리입니다. 한국에서 발행하면 그것보다 1%포인트 안팎을 아낄 수 있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에요. 1%포인트, 숫자로 보면 작아 보이지만 사천억 원 규모에서 3년간 쌓이면 이야기가 달라지죠. 빈그룹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올해 3월엔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그룹 계열사가 국내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달러를 조달했고, 실리콘밸리의 메타는 원화채 발행 가능 여부를 국내외 증권사에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 빅테크도, 동남아 대기업도 지금 한국 채권시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겁니다.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달러 외 이종 통화 조달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메타의 경우 원화 실수요 자체는 크지 않지만, 달러채를 계속 쏟아내다 보니 미국 기관들이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새로운 시장이 필요한 상황인 거죠. 여기서 한 가지 뒤집어봐야 할 게 있어요. 외국 기업이 들어오는 이 흐름, 언뜻 한국 채권시장에 활기가 도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그런데 같은 시간, 국내 대기업들은 채권시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원화채 발행이 약 20% 줄었거든요.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관사단까지 꾸렸다가 달러채 발행을 철회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가 올라 목표 수준과 괴리가 생긴 거예요. SK그룹, 한화그룹 같은 원화채 큰손들도 국민성장펀드나 은행 대출로 갈아타는 중이고, 신세계그룹은 일조 원이 넘는 지분 매입 자금을 결국 은행 대출로 충당하기로 했습니다. 들어오는 이가 있으면 나가는 이도 있다는 건데, 이게 시장이 건강해지는 신호인지 아니면 뭔가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인지,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8월 말 잭슨홀에서 매파적 발언을 내놨고, 일본도 9월 중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금리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이 흐름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에요. 그런데 한가지 현실도 있습니다. 국내 채권시장이 주목받고 있지만, 한글 공시 서류 제출 등 장벽이 여전히 높다고 IB업계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관심이 실제 발행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는 거죠.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고르자면, 지금 채권시장에서 '국내와 해외'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겁니다. 외국 대기업은 들어오고, 국내 대기업은 나가고 있어요. 그 교차점에서 한국 채권시장이 어떤 시장이 될지, 지금 그 답이 쓰여지는 중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