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 19:13 · 팟캐스트
디오션, SK오션플랜트 인수한다…거래가 4100억[시그널]
우협선정 1년만에 결실SK에코와 지분 36% SPA오션첨단소재와 컨소시엄풍력·선박블록 공장 확대 목표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경남 고성. 바다와 맞닿은 조선소 야드에 크레인이 서 있습니다. 이 회사의 이름이 바뀔 수도 있다는 소식이 나온 건 거의 1년 전이었죠.
SK오션플랜트 이야기입니다.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만들고, 선박 블록을 짓는 회사예요. SK에코플랜트가 지분을 쥐고 있었는데, 그 지분 전부가 새 주인에게 넘어가게 됐습니다. 거래 규모는 사천백억 원. 지분 가치 기준이고, 회사 전체로 환산하면 약 일조 천오백억 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새 주인이 되는 곳은 디오션자산운용 컨소시엄입니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과 그 측근들이 세운 사모펀드 운용사예요. STX라는 이름, 기억하시는 분들 있으시죠. 조선업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가 무너졌던 그 그룹입니다. 디오션은 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다시 조선·풍력 분야에서 판을 새로 짜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 거래,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가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연내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는데, 지역사회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왔고요. 컨소시엄에 전략적투자자로 들어왔던 오성첨단소재가 빠지면서 자금 조달에 구멍이 생겼어요. 업계에서는 거래 자체가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돌았습니다. 그런데 케이조선 인수가 무산된 오성첨단소재가 다시 컨소시엄에 합류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어요.
지역 반대라는 대목, 저는 이 부분이 좀 마음에 걸렸어요. 고성군 입장에서 SK오션플랜트는 지역 일자리와 직결된 회사입니다. 대기업 계열사가 사모펀드로 넘어간다는 건, 투자 지속성이나 고용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거든요. 디오션이 지역 인재 우선 채용, 협력업체 우선 거래 같은 상생 프로그램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 불안감에 대한 답으로 읽힙니다.
디오션 측이 밝힌 인수 후 계획은 고성 3야드에 대한 본격 투자입니다. 풍력과 선박 블록 공장을 확대하고, 자동화 라인을 들이겠다고 했어요. 원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향인데, 이게 실제로 어떤 규모로 어떤 속도로 실행될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난 게 없습니다.
여기서 뒤집어 생각해볼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 거래를 둘러싸고 "좌초될 것 같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결국 계약이 됐습니다. 오성첨단소재가 다른 인수를 포기하고 돌아왔기 때문이에요. 인수합병이라는 건 이처럼 한 거래의 성사 여부가 전혀 다른 거래의 결과에 연동되기도 한다는 걸 이번 사례가 보여줍니다. 시장 안에서 자금과 기회는 서로 연결돼 흐르고 있는 거죠.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조선업과 풍력, 두 분야 모두 지금 한국 산업에서 민감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풍력은 정책 방향에 따라 시장 자체가 달라지고, 조선은 수주 경쟁이 치열하죠. 새 주인이 내건 청사진이 실현되려면 산업 환경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지역사회의 불안이 완전히 해소됐는지도 아직 모릅니다. 연내 거래를 마무리하겠다는 게 목표인데, 그 이후가 더 중요한 국면이 될 거예요.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이 거래는 사모펀드가 조선·풍력 인프라를 인수한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지역에서 실제로 어떤 약속이 지켜지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사안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