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 09:08 · 팟캐스트
신세계라이브쇼핑, ‘APLB’ 인수에 50억 보탠다 [시그널]
PEF서 유엘코퍼 인수 추진시그나이트 투자조합에 출자신세계인터, 150억 출자 검토계열사 릴레이 출자 가능성↑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미국 드럭스토어 선반에 한국 화장품이 놓여 있습니다. 글루타티온, 레티놀. 성분 이름을 앞세운 제품들이에요. 브랜드 이름은 APLB. 국내에서는 낯설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이미 주요 유통망에 들어가 있는 브랜드입니다.
이 브랜드를 가진 회사가 유엘코퍼레이션입니다. 그리고 지금 이 회사를 사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에요.
사모펀드 엘원파트너스가 유엘코퍼레이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거래 규모는 천칠백억 원 수준이에요. 그런데 흥미로운 건 돈을 모으는 방식입니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이름을 올리고 있거든요.
신세계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인 시그나이트가 먼저 끼어들었고, 여기에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오십억 원을 넣기로 했어요.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사실상 단독 출자자로 투자조합에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납입은 올 가을, 구월에서 시월 사이에 이뤄질 예정이에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백오십억 원 규모 출자를 검토 중입니다. 단순 재무 투자가 아니에요. 우선매수협상권을 확보하는 구조거든요. 지금은 소수 지분으로 발만 들여놓되, 나중에 브랜드 자체를 살 기회를 미리 잡아두겠다는 포석입니다.
신세계인터와 신세계라이브쇼핑 출자가 모두 확정되면 신세계 계열에서만 이백억 원이 들어가는 셈이에요.
유엘코퍼레이션 숫자가 좀 눈에 띕니다. 지난해 매출이 일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뛰었고, 영업이익률이 오십사 퍼센트입니다. 화장품 업계에서 이 정도 마진은 흔하지 않아요. 반도 안 팔았는데 이익이 절반 넘게 남는다는 거잖아요. 미국에서 이미 자리 잡은 유통망, 거기에 K뷰티 열풍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신세계라이브쇼핑은 TV홈쇼핑 회사입니다. 뷰티 브랜드 전문 투자 조직이 아니에요. 그런데 이 회사가 사실상 단독 출자자로 들어간다는 건, 이번 딜이 단순한 재무 투자가 아닐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유통 채널로서의 접점을 미리 만들어두려는 계산이 섞여 있는 거죠. 실제로 신세계인터는 이미 화장품 브랜드 어뮤즈를 칠백십삼억 원에 인수한 적 있고, 자회사가 포터리 인수에도 참여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신세계가 이미 여러 번 같은 패턴을 써왔다는 거예요. 소수 지분으로 먼저 들어가고, 우선매수권을 쥐고, 타이밍이 되면 브랜드를 가져온다. 방어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공격적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K뷰티가 지금 같은 열풍일 때 자리를 잡아두려는 건 납득이 가요. 그런데 그렇게 쌓인 포트폴리오가 결국 어떤 방향으로 수렴할지는 아직 안 보입니다. 유통이 브랜드를 품을 때, 브랜드는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요. 잘 된 사례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례도 있거든요.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이번 딜의 핵심은 천칠백억 원이 아니에요. 신세계가 왜 여러 계열사를 동원해서 이 브랜드 주변에 포진하느냐, 그 질문입니다. 지금은 투자지만, 그 끝이 어딘지는 아직 열려 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