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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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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1 08:44 · 팟캐스트

‘올영→피부과→약국’…외국인이 만든 K뷰티 소비사슬

의료소비액 5달 연속 2000억 돌파의료 지출 절반 이상이 ‘피부과’결제건수 1위 약국…더마코스메틱 인기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서울 명동 골목 안 약국 앞에 줄이 서 있어요. 손에 든 건 스마트폰 — 샤오홍슈 화면입니다. 계산대에는 한국어보다 영어 안내문이 더 많고, 직원이 영어로 제품을 설명하고 있죠. 이게 지금 한국 약국에서 벌어지는 일이에요. 외국인들이 피부과를 다녀온 뒤 약국에 들러 더마코스메틱을 사는 동선이 올해 들어 뚜렷해졌거든요. 한국관광공사 집계를 보면, 올 삼월부터 칠월까지 다섯 달 연속으로 방한 외국인 의료 소비액이 이천억 원을 넘었습니다. 진료과목별로는 피부과가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약국이 그 뒤를 따릅니다. 둘을 합치면 외국인 의료 소비의 삼분의 이가 넘어요. 그런데 결제 건수만 보면 얘기가 달라져요. 건수 기준으로는 약국이 단연 1위입니다. 지난해 칠월에는 전체 의료 결제 중 약국이 절반 좀 넘는 비중이었는데, 올해 유월에는 일곱 중 다섯꼴로 올라갔어요. 건수도 거의 두 배 반 수준으로 늘었고요. 적은 금액으로 자주, 많이 산다는 거죠. 뭘 사냐고요. 안티에이징, 여드름 치료제, 흉터 연고 같은 것들이에요. SNS에서 "한국 여성의 피부 비결이 동네 약국에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외국인들이 직접 찾아오게 된 거거든요. 뷰티 업계 관계자는 "유효 성분 함량이 높고 안전성이 담보된다는 점이 약국이 인기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흥미로웠어요. 외국인들이 약국에서 사는 품목들이 대부분 피부과가 다루는 영역과 겹친다는 거예요. 우연이 아닌 거죠. 피부과에서 상담받고, 약국에서 관리 제품을 사는 루트가 하나의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어볼 지점이 있어요. 이게 단순히 K뷰티 붐의 연장선인가, 하는 거예요. 그렇게 보면 언제든 식을 수 있는 유행처럼 들리거든요. 그런데 약국 쪽을 보면 좀 달라요. 강남과 홍대, 성수, 명동 일대에 외국인을 겨냥한 더마코스메틱 특화 약국이 생겨나고 있어요. 영어, 중국어 안내문을 걸고, 위챗이나 샤오홍슈 같은 현지 SNS 채널을 직접 운영하면서 부가가치세 환급까지 챙겨줘요. 유행을 따라간다기보다 인프라를 깔고 있는 거잖아요. 관광업계에서는 이 약국들이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에 이어 새로운 쇼핑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는 말도 나와요. 처음엔 인스타그램에서 본 제품 하나 사러 왔다가, 동선이 만들어지는 거죠. 마음에 걸리는 건 이거예요. 이 흐름이 얼마나 깊이 뿌리내릴 수 있을까요. 지금은 SNS가 밀어주고 있지만, SNS는 금방 다른 곳을 향하기도 하거든요. 외국인들이 약국에서 제품을 사는 경험이 긍정적으로 쌓이고, 재방문으로 이어지는지 — 그게 관건일 텐데, 아직은 거기까지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 소비 동선이 서울 특정 상권에 집중돼 있다는 것도요. 지방으로 퍼질 수 있을지, 아니면 계속 한 곳에 몰릴지 아직 모르겠어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라면 이거예요. 한국 약국이 관광 코스가 됐다 — 그 배경엔 SNS가 아니라 "효과 있는 성분을 믿을 수 있는 곳에서 산다"는 인식의 변화가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