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8.31 09:01 · 팟캐스트

장기채는 팔고 회사채는 사고…엇갈린 채권시장 수급 [시그널]

보험사 매수세 약화에 초장기물 약세 지속공급 부담까지 겹치며 장기채 투자심리 위축발행 감소·가격 매력에 우량 회사채 수요 유입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채권 시장에서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국가가 발행한 채권은 약해지고, 기업이 발행한 채권은 강해지는 중입니다. 보통은 반대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거든요. 국고채 삼십년물 얘기부터 해볼게요. 삼십년짜리 국채는 지금 금리가 사 점 칠 퍼센트 이상까지 올라갔어요. 채권에서 금리가 오른다는 건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거든요. 삼십년물을 살 이유가 줄었다는 신호입니다. 왜 그럴까요. 여기서 보험사 얘기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보험사는 오랫동안 삼십년물, 오십년물 같은 초장기 국채의 가장 큰 손이었어요. 보험료를 받아서 수십 년 뒤에 보험금을 내줘야 하니까, 만기 긴 자산이 필요했던 거죠. 그런데 IFRS17이라는 새 회계 기준과 케이아이씨에스라는 건전성 제도가 도입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어요. 자산과 부채의 만기 구조를 맞춰야 하는 부담이 줄면서, 예전처럼 초장기 국채를 대규모로 살 이유가 없어진 겁니다. 살 사람은 줄었는데, 물량은 그대로예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이십년물에서 오십년물까지 발행 비중이 이미 올해 가이드라인 하단에 근접했어요. KB증권은 연말까지 삼십년물이 월 평균 삼조 육천억 원 안팎으로 계속 나올 거라고 추산하고 있어요. 수요는 빠졌는데 공급은 이어진다, 이게 삼십년물이 힘을 못 쓰는 이유입니다. 반면 회사채 쪽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최근 회사채 발행 자체가 줄었어요. 발행이 줄면 공급이 적어지고, 희소성이 생기니까 가격 측면에서 매력이 높아지죠. 거기에 금리 수준 자체도 여전히 높아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꽤 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좀 흥미로웠어요. 여전채, 그러니까 카드사 캐피털사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이 있는데요. 이 여전채가 그동안 크레딧 채권 강세를 이끌어왔어요. 그런데 너무 많이 올라버리니까, 지금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일반 회사채 쪽으로 투자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거예요. 강한 게 강한 게 아니라, 덜 오른 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상황이 된 거죠. 다만 이 분위기가 연말까지 계속될 거냐, 거기서 이야기가 좀 달라져요.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고요. 올해 많이 늘어난 기업어음, 씨피의 만기가 돌아오면 기업들이 단기 자금을 다시 조달해야 해요. 그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 단기 금리가 다시 튀어 오를 수 있거든요. IB 업계 관계자는 높아진 조달 비용 때문에 회사채 발행이 갑자기 늘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봤어요. 이 분위기가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에요. 지금 채권 시장이 보내는 신호를 한 줄로 정리하면 이거예요. 삼십년 국채는 살 사람이 빠진 채 물량이 쌓이고 있고, 회사채는 공급이 줄면서 잠깐 숨을 고르고 있다. 오늘 기억할 건 하나예요. 채권 시장에서 누가 사느냐가 누가 파느냐만큼 중요하다는 것. 보험사라는 큰 손이 빠지자, 국가 채권이 기업 채권보다 먼저 흔들렸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