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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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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31 09:15 · 팟캐스트

적대적 M&A 유도해 ‘주가 누르기’ 기업 압박…‘K-베어허그’ 온다

민주당, 저PBR 기업 압박 강도 높여오기형 자본시장법 개정안 금주 발의프리미엄 붙은 M&A 제안, 주주에 공개의무공개매수제 더해지면 파급력↑재계, ‘경영 위협 무방비 노출’ 우려 제기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어느 날 아침, 회사 이사회 앞으로 편지 한 통이 날아옵니다. "지금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값에 사겠습니다." 이사회는 회의실 문을 닫고 조용히 검토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공시란에 이런 문구가 올라오죠. "결정된 바 없습니다." 주주들은 그 제안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릅니다. 지금 한국 증시에서 꽤 많은 상장사들이 이런 식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자산은 충분한데 주가는 그 절반 수준에 머물고, 그 상태가 몇 년씩 이어집니다. 왜 그렇게 두는 걸까 — 답 중 하나는, 지배주주 입장에서 주가가 낮을수록 경영권 지키기가 쉽다는 거예요. 상속세 부담도 줄어들고, 외부 투자자가 치고 들어오기도 어려워지거든요. 더불어민주당이 이 구조를 흔들겠다는 법안을 이번 주 발의합니다. 이른바 '한국형 베어허그' 제도입니다. 핵심은 간단해요. 누군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인수 제안을 해오면, 회사가 이를 주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겁니다. 숨길 수 없게 만드는 거죠. '베어허그'라는 이름은 곰이 꽉 끌어안은 것처럼 빠져나가기 어려운 제안이라는 뜻에서 왔어요. 현재 거론되는 기준은 피비알, 즉 주가순자산비율이 영점 오배 미만인 기업입니다. 자산 가치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주식이 거래되는 회사들이 대상이에요. 이게 일단 공개되면 이사회 입장이 달라집니다. 주주 입장에서 매력적인 제안이 눈앞에 나왔는데, 이사회가 이를 그냥 묵살하기가 어려워지는 거예요. 게다가 의무공개매수제까지 함께 도입되면 — 이건 지배주주뿐 아니라 소액주주도 같은 조건으로 주식을 팔 수 있게 해주는 제도인데 — 경영진이 선택지가 더 좁아지는 구조가 됩니다. 여기서 예상과 좀 다른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 법안,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통상적으로 기업 규제 완화나 주가 부양 논의는 정부·여당 쪽에서 먼저 나오는 흐름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야당이 더 공격적인 시장 개입을 추진하는 형국입니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초 유사한 방향을 언급했지만, 입법 속도 면에서 민주당이 앞서 나가는 모습이에요. 제가 이 대목에서 좀 걸렸던 건 재계의 반응이에요. 취지에는 공감한다고 합니다. 저평가 방치가 문제라는 건 인정하는 거예요. 근데 동시에 이렇게 말하죠 — 포이즌필이나 차등의결권 같은 경영권 방어 수단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한국은 이런 방어 수단이 거의 없는 상태거든요. 공격 도구만 생기고 방패가 없으면, 의도가 어떻든 경영 환경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단순히 기득권 지키기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반대 방향의 시각도 있어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측에서는 이 제도가 저평가된 기업을 시장 원리에 따라 재평가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봐요. 오랫동안 소액주주들이 정보의 바깥에 있었다는 점도 사실이고요.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라는 압박은 분명 필요한데, 그 압박이 경영 판단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면 어떻게 될까 — 이 둘 사이 어딘가에 균형점이 있을 텐데, 지금 논의는 그 균형을 어디에 놓을지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예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인수 제안이 공개된다는 건, 이사회가 그 정보를 혼자 갖고 있을 수 없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주주가 알게 되는 것, 그게 이 제도가 만들려는 변화의 시작점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