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31 21:34 · 팟캐스트
휴머노이드 1위 中…비결은 ‘메가 M&A’
■ 압축전환 대한민국2부. ‘1·2·3 성장전략’ 만들자 로봇·자율주행, ‘틀’ 못 깨면 밀린다10년간 獨 쿠카 등 13곳 사들여핵심기술 내재화로 초고속 진화韓, 참전 늦어 기술확보 지연 우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2006년, 한 공장 관리자가 작업라인을 멈추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 반복 작업, 언제까지 사람 손으로 해야 하지. 그 질문에 답을 내놓은 건 독일 로봇이었어요. 쿠카. 전 세계 제조 현장에서 손꼽히는 이름이었죠.
그 쿠카를 중국 기업이 사들인 해가 2016년입니다.
마이디어는 원래 병뚜껑 만드는 회사예요. 오천 위안, 우리 돈으로 백만 원 남짓한 자본금으로 광둥성에서 시작했죠. 그 회사가 사십오억 유로, 우리 돈 칠조 원이 넘는 돈을 써서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기업을 통째로 가져간 겁니다.
병뚜껑 공장이 로봇 회사를 인수한다. 숫자만 봐도 좀 얼얼하죠.
이게 한 기업의 과감한 투자로 끝난 이야기가 아닙니다. 중국은 그 이후 십 년 동안 전 세계 핵심 로봇 기업 최소 열세 곳에 투자를 이어갔어요. 총금액이 오십육억 달러. 쿠카 하나로 시작한 전략이 업계 전반으로 번진 거죠.
서울경제신문이 한국과 중국의 로봇 기업 공시 자료를 직접 분석한 결과입니다.
그 사이 한국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2021년 현대차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같은 기간 거래 금액이 열여섯억 달러. 중국의 삼 분의 일 수준입니다. 시작도 늦고, 규모도 작았던 거예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우리가 늦었다는 건 알겠는데, 왜 늦었는가. 로봇이 중요하다는 건 오래전부터 알려진 이야기잖아요. 미국 의회 자문 기구가 "쿠카 인수가 중국 제조 2025를 앞당겼다"고 분석한 게 작년 보고서예요. 분석은 이미 나와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죠.
보고서는 이런 말도 남겼습니다. "누가 무엇을 제조하느냐에 누가 혁신을 가져갈지가 결정된다." 기술 개발보다 인수합병이 훨씬 빠르게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얘기예요.
지금 현장에서는 쿠카 로봇이 중국 위성 공장, 로켓 조립 라인에서도 돌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제조 기반을 가져오면 그 위에서 쌓이는 데이터, 경험, 인력이 따라온다는 거죠.
한 가지 생각이 남습니다.
우리가 뒤늦게 따라잡는 전략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가. 기계연구원 기계정책센터장은 "로봇 주권 확보를 위한 국가 전략이 시급하다"고 했어요. 시급하다는 표현, 그냥 넘기기엔 좀 무겁게 들렸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중국은 병뚜껑 공장에서 시작해 로봇 주권을 사들였습니다. 그 출발점이 2016년이었고, 우리가 시작한 건 그보다 다섯 해 뒤였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