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20:00 · 팟캐스트
[단독] 공정위, CJ·대상·샘표 등 5개사 현장조사...‘장류 담합’ 정조준
설탕·밀가루 이어 고추장·간장까지‘민생물가 담합’ 감시망 전방위 확대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마트 진열대 앞에 서 있다고 해봅시다. 고추장 하나 사려고 두세 개 브랜드를 비교하는데, 가격이 다 비슷비슷한 거예요. '아, 비슷한 제품이니까 비슷하겠지' 하고 그냥 집어 드는 거죠. 그런데 만약 그 가격이 처음부터 맞춰진 거라면요.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추장, 간장 등 장류 업체 다섯 곳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들어갔습니다. CJ제일제당, 대상, 샘표, 풀무원, 사조대림 — 마트에서 한 번쯤 집어든 적 있는 이름들이죠. 가격을 어떻게 결정했는지, 사업자끼리 뭔가 맞추진 않았는지를 들여다보는 겁니다.
이 시장, 사실 전례가 있어요. 공정위가 이미 한 번 적발한 적이 있거든요. 2011년에 CJ제일제당과 대상이 대형마트 고추장 할인 행사를 진행할 때 할인율을 미리 맞췄다는 거였어요. '우리 얼마 이하로는 안 내리기로 하자' — 이렇게 합의한 거죠. 두 회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이 내려졌고 법인과 임원이 고발까지 됐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세일처럼 보였지만, 실제론 이미 조율된 할인이었던 셈이에요.
이번 조사가 한 업계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게, 저는 이 대목이 좀 더 눈에 들어왔어요. 올해 공정위는 설탕 회사 세 곳, 밀가루 회사 일곱 곳, 전분 회사 네 곳의 담합을 잇따라 적발했고요. 공정위가 올해 부과한 과징금 총액이 이미 이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냥 식품 한두 품목이 아니라, 밥상에 오르는 것들 전반에 걸쳐 감시망을 넓혀온 거죠.
그리고 여기서 뒤집히는 게 하나 있어요. 담합 적발이 실제로 가격을 내렸냐는 건데 —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밀가루, 설탕 같은 담합 품목 가격은 최대 오분의 일 이상 내려갔고, 빵이나 라면 같은 관련 제품도 뒤따라 내려갔다고 합니다. 담합 적발이 선언적인 조치가 아니라 실제 가격에 영향을 준 사례가 생긴 거예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과가 좋았으니 됐다, 라고 말하기 전에 — 이 과정이 얼마나 오래 걸렸는지 한번 생각해보게 돼요. 담합이 시작된 시점부터 조사, 적발, 제재, 가격 변화까지. 그 사이에 소비자가 지불한 금액은 누가 돌려주는 게 아니잖아요. 제재 결과가 나와도, 이미 지나간 시간의 가격은 그냥 지나간 거니까요. 공정위 제재가 효과는 있다 해도, 그 시차를 줄일 방법이 있는지 — 이게 더 남는 질문이에요.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담합은 특정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밥상 전체의 문제라는 겁니다. 그리고 조사 자체는 지금 진행 중이에요. 결론은 아직 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