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23:34 · 팟캐스트
두산에너빌, 하동 LNG복합발전소 EPC 사업 6658억원에 수주
남부발전과 일괄 설치조건부 구매 계약 체결 상세설계부터 기자재 공급·시공까지 한번에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경남 하동군 가덕리. 바다가 가까운 이 마을에 수십 년째 굴뚝이 서 있습니다. 하동화력발전소입니다. 올해부터 그 굴뚝이 하나씩 꺼지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그다음이에요.
발전소 하나가 문을 닫으면 그냥 굴뚝만 사라지는 게 아니거든요. 거기서 일하던 사람들, 주변에 기대 살던 가게들, 지역 전체가 흔들립니다. 탄광 마을이 쇠락하던 과정을 우리는 이미 봤잖아요. 그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뭔가가 빈자리를 채워야 합니다.
이번에 계약이 맺어진 하동복합발전소가 바로 그 자리를 노리는 프로젝트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이 한국남부발전과 육천육백오십팔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석탄으로 돌아가던 하동화력 이호기와 삼호기를 헐고, 그 자리에 액화천연가스 복합발전소를 새로 짓는 겁니다. 이천이십칠년에 삽을 뜨고, 이천이십구년 말에 전기를 내보내는 일정입니다.
저는 이 계약 구조가 좀 흥미로웠어요.
보통 이런 대형 발전소 공사는 설계, 기자재 구매, 시공을 따로 발주합니다. 각 분야 전문 업체가 나눠 맡는 거죠. 그런데 이번엔 달랐어요. 남부발전이 올해 초 가스터빈과 변압기를 먼저 확보해두고, 설계부터 시공까지 나머지를 통째로 하나의 계약으로 묶었습니다.
왜 이렇게 했을까요.
분리 발주를 하면 업체들 사이에 공정이 엉키는 일이 생깁니다. A가 늦어지면 B가 기다려야 하고, 서로 책임을 미루다가 공기가 늦어지는 거죠. 이 방식으론 그게 안 된다, 책임질 곳을 하나로 만들겠다, 그게 이번 발주의 논리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탈석탄'의 결과물입니다. 석탄 발전을 줄이는 정책이 낳은 공사거든요. 그런데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게 LNG, 천연가스입니다. 석탄보다는 깨끗하지만 여전히 화석연료예요. 탈석탄의 종착점이 탈화석연료가 아니라 가스 발전인 셈입니다.
이걸 과도기로 볼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름의 잠금 효과로 볼 것인가. 이천이십구년에 가동을 시작한 발전소는 적어도 이십 년 이상을 돌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우리가 어디에 와 있을지를 지금은 알 수 없으니까요.
마음에 걸리는 건 하동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입니다.
이 사업은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지역이 공동화되지 않도록, 일자리와 경제를 이어가도록 한다는 취지입니다. 그 방향은 맞습니다. 다만, 그 전환이 실제로 그 동네 사람들의 삶에 어떻게 닿을지, 이 계약서 안에는 담겨 있지 않아요.
하나만 기억하신다면 이겁니다. 탈석탄은 에너지 문제인 동시에 지역 문제입니다. 발전소가 꺼지는 속도만큼, 그 자리를 채우는 속도가 따라가고 있는지 — 그걸 보는 게 이 뉴스를 읽는 또 다른 방법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