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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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08:30 · 팟캐스트

韓 스타트업이 만든 AI, 국제물리올림피아드서 금메달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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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콜롬비아의 한 시험장. 오전 아홉 시, 전 세계에서 모인 고등학생들이 문제지를 받아 들었습니다. 다섯 시간짜리 물리 이론 시험이었어요. 그 자리에, 사람이 아닌 것도 함께 앉아 있었습니다. AI였습니다. 아스테로모프라는 회사가 만든 모델이었는데요. 그 팀 엔지니어들이 직접 콜롬비아로 날아가서, 실제 참가자들과 똑같은 조건으로 시험을 치렀어요. 인터넷 검색도 없이, 외부 API 연결도 없이. 문제를 읽고, 추론하고, 검증하고, 답을 내는 것까지 전부 혼자서요. 결과는 삼십 점 만점에 이십팔 점 육 부. 공식 채점단이 직접 채점했고, 올림피아드 조직위가 금메달 성적으로 인정해서 디플로마와 메달을 수여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에서 좀 멈췄어요. 이 대회가 어떤 자리냐면, 각국을 대표하는 최정상급 고등학생들이 모이는 곳이거든요. 아무나 가는 게 아니에요. 그 아이들이 몇 년을 갈고 닦아서 나온 자리에, AI가 나란히 앉아서 같은 문제를 풀었다는 거잖아요. 근데 더 눈에 걸린 건 따로 있었어요. 이 모델이 GPT 같은 상용 모델을 쓴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아스테로모프 관계자가 직접 말했는데, 오픈소스 모델과 자체 개발한 구성 요소를 결합해서 만든 거라고 했거든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재료들로 금메달짜리 물리 실력을 만들어낸 셈이에요. 이게 한 회사의 기술 자랑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지금까지는 AI가 고난도 시험을 잘 보려면 거대 기업의 최신 모델이 필요하다는 전제가 있었잖아요. 근데 이번 결과는 그 전제에 물음표를 하나 붙여놓은 거거든요. 뒤집어 생각하면, 이 기술이 특정 회사에 묶여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돼요. 오픈소스 기반이니까요. 더 많은 팀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같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문이 열린 거예요. 그게 좋기만 한 건지, 아직 모르겠어요. 마음에 남는 건 이거예요. 시험장에 있던 학생들은 그 옆에 뭐가 앉아 있는지 알았을까요. 알았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저는 그 아이들의 자리를 자꾸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잘 준비한 사람이 온 힘을 다해 문제를 푸는 자리. 그 옆에서 동시에, 피로도 없고 긴장도 없이 같은 걸 풀어낸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 이게 경쟁의 의미를 바꾸는 건지, 아니면 아직은 별개의 이야기인 건지.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아요. 오늘 기억해 갈 게 하나라면 이거예요. AI가 인간 옆에서, 같은 문제지를 받아들고, 같은 시간 안에, 금메달 점수를 냈습니다. 처음으로.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