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21:33 · 팟캐스트
“재생에너지 입찰제, 전국 시행 서둘러야”
스타트업 6곳, 靑에 서한정책 지연에 투자금 손실 우려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작년 이맘때, 한 스타트업 개발팀이 서버를 올렸습니다. 고객 장비도 바꿨고요.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을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 그걸 준비한 겁니다. 정부가 약속한 시한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그 서버가 그냥 돌고 있습니다. 쓰이지 못한 채로.
이 업계가 준비한 건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에 맞춘 사업이었어요. 쉽게 말하면, 태양광이나 풍력으로 만든 전기를 하루 전에 입찰해서 파는 구조입니다. 원래는 화력이나 원자력 같은 전통 발전원만 이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었거든요. 재생에너지도 그 시장에 들어오게 해주겠다는 게 핵심이었죠.
이 제도, 이천이십사년 유월에 제주에서 시범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정부와 전력거래소는 이르면 이천이십오년 중, 늦어도 올해 상반기 중에 전국으로 넓히겠다고 공식적으로 못 박았습니다. 업체들이 그 말을 믿고 투자를 시작한 건 당연한 흐름이었죠.
재생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만드는 스타트업 네 곳 — 해줌, 인코어드, 에이치에너지, 브이피피랩 — 이 회사들이 이번 달 이재명 대통령과 김성환 기후부 장관 앞으로 공동 서한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시민단체 기후솔루션과 함께요.
한 관계자는 사십억 원을 썼다고 했어요. 고객 장비 교체, 서버 개발. 그런데 지난달 말까지도 당국에서 향후 계획을 공유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투자자들도 눈치를 보고 있고요.
여기서 저는 한 가지 지점이 좀 걸렸어요.
이 회사들이 무리한 도박을 한 게 아니라는 거예요. 정책 일정이 공식적으로 발표됐고, 그 일정에 맞춰 움직인 거거든요. 그 타이밍에 서버를 올리지 않았다면 오히려 경쟁에서 뒤처졌을 겁니다. 정책 신호를 믿고 투자한다는 게 원래 그런 구조잖아요.
그런데 그 신호가 지켜지지 않을 때, 리스크는 고스란히 준비한 쪽이 집니다.
재생에너지 입찰 제도 자체는 전력 계통 안정성에 도움이 된다는 기대가 있어요.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하거든요. 입찰 구조를 통해 하루 전에 발전량을 예측하고 신고하게 하면, 전력망 운영이 훨씬 수월해진다는 논리예요.
그러니까 이건 스타트업들만의 문제가 아닌 거죠.
남는 질문은 이겁니다. 정책 시한이 지켜지지 않을 때, 그 사이에 생긴 손실은 누가 어떻게 감당하는가. 아직 아무도 그 답을 공식적으로 내놓지 않았어요.
오늘 기억할 건 하나입니다. 정책을 믿고 움직인 쪽이, 정책이 늦춰질 때 가장 먼저 다친다는 것.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