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19:54 · 팟캐스트
전국 호우에 3명 사망…농작물 104㏊ 침수·시설하우스 200동 파손
전북 정읍·고창, 대구서 3명 숨져농작물 103.9㏊ 침수·시설하우스 200동 파손영광 누적 579.5㎜…중대본, 위험지역 관리 지속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농수로가 넘쳤다는 걸 확인하러 나간 거예요. 그냥 집 근처 수로였을 겁니다.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전북 정읍의 칠십대 남성 이야기입니다. 연락이 끊겼고, 실종 지점 하류에서 발견됐어요. 고창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시설하우스에서 작업하던 육십대 남성이 연락 두절 신고 이후 인근 하천변에서 발견됐습니다. 대구에서는 하천 징검다리 사이에 엎드린 채 발견된 칠십대 남성을 행인이 신고했어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들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지금 조사 중입니다.
그분들이 왜 그 자리에 나갔는지는 충분히 그림이 그려지죠. 농수로를 확인하거나, 하우스 작물을 지키거나. 오래 해온 일이고, 직접 봐야 직성이 풀리는 상황이었을 거예요. 판단이 틀렸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물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불었던 거겠죠.
이건 세 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번 호우로 여섯 개 시도에서 주민 팔십여 명이 일시 대피했어요. 하천변, 둔치주차장, 지하차도가 통제됐고, 농작물은 축구장 백 개가 넘는 면적이 물에 잠겼습니다. 시설하우스도 이백 동이 파손됐어요. 지난달 이십팔일부터 내린 비가 닷새 가까이 쌓인 결과입니다.
한 가지 뒤집어 볼 대목이 있어요. 고속도로, 철도, 항공편은 이날 정상 운행됐습니다. 대형 인프라는 버텼는데, 정작 피해는 논과 수로와 하우스 옆에서 났어요. 재난이 어디를 건드리는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부분입니다.
저는 이 대목이 마음에 걸렸어요. 대피한 팔십여 명은 공식 통보를 받고 움직인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물가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그 통보 안에 있었을까요. 고령 농민, 홀로 하우스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경보가 어떤 방식으로 닿는지—이번 호우가 그 질문을 다시 꺼내놓은 것 같습니다. 정답은 여기 없어요. 다만 이 구멍이 어디에 있는지는 좀 더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재난 경보는 도시 인프라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논밭 한가운데서 혼자 일하는 사람한테 그 경보가 제시간에 닿는지는 별개의 문제일 수 있어요.
호우 피해 이재민 지원이나 응급복구 문의는 행정안전부 재난 콜센터 일오공오로 연락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