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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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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21:11 · 팟캐스트

“주식으로 돈 벌어 비싼 아파트 사는 데 썼다”…강남 3구에만 ‘2.2조’

주식 팔아 집 산 돈 8조 육박고가주택에 절반 이상 쏠림서울·경기가 92% 흡수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올해 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매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그가 마련한 돈의 출처 중 일부는 주식 계좌였습니다. 팔기 아까웠을 수도 있고, 오래 묵혀둔 것을 정리한 걸 수도 있죠. 어쨌든 그 돈은 부동산으로 옮겨갔습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딱 일곱 달 동안 이런 방식으로 주택 구입에 쓰인 주식·채권 매각대금이 팔조 삼백억 원을 넘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인데요. 지난해 연간 수치보다 이미 이조 원 이상 앞서 있습니다. 일곱 달 만에요. 이 자금이 어디로 흘렀는지를 보면 흥미롭습니다. 절반 이상이 십오억 원 이상 고가주택으로 들어갔거든요. 그리고 지역별로는 서울 한 곳에 전체의 육십 퍼센트가 넘게 집중됐습니다. 서울 안에서도 강남, 송파, 서초 순이었고요. 그러니까 이 돈은 넓게 퍼지지 않았습니다. 특정 가격대, 특정 지역, 특정 유형의 아파트로 모였습니다. 저는 연령대 얘기가 좀 걸렸어요. 총액만 보면 삼십 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이조 육천억 원 넘게 주식·채권을 처분해서 집을 샀죠. 그런데 자기 매입자금 전체에서 주식·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오십 대가 가장 높았습니다. 쉽게 말하면, 집을 사는 데 주식을 '더 많이 기댄' 건 오십 대라는 얘기입니다. 왜 그럴까, 잠깐 생각해봤어요. 삼십 대는 대출이나 부모 지원 같은 다른 자금 경로도 함께 쓸 수 있죠. 반면 오십 대는 수십 년 모아온 금융자산을 정리해서 집 한 채로 옮기는 선택을 하는 거 아닐까요. 그게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든, 자산 배분의 결과든 간에요. 원문이 이유를 설명하진 않으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 하지만 이 흐름이 어느 한 사람의 결정이 아닌 건 분명합니다. 이천이십이년에 전체 주택 매입자금의 일 퍼센트대였던 비중이 올해는 여섯 퍼센트를 넘었습니다. 2022년의 네 배입니다. 매년 조금씩 오른 게 아니라, 올해 한 해에 거의 두 배가 됐습니다.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연결되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죠. 그런데 그 연결이 이 정도 속도로 빨라지고 있다는 건, 저한테는 좀 낯선 감각이었어요. 금융자산을 팔아서 실물자산을 사는 흐름 — 이게 개인의 선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 전체가 어디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남는 질문 하나. 이렇게 주식을 팔아 집을 사는 흐름이 빨라질 때, 그 반대쪽에 있는 사람들 — 집 살 여력이 없거나 금융자산도 많지 않은 사람들 — 한테는 이 흐름이 어떤 의미인지. 고가주택에 자금이 집중될수록 그 아래 시장도 연쇄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거든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이 수치가 올해 처음 이렇게 커졌다는 것, 그게 오늘 기억할 것 하나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