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13:12 · 팟캐스트
821조 슈퍼예산…세수 194조 늘어도 나랏빚 106조↑[2027년 예산안]
총지출 820.9조·12.8%↑…역대 최대 증가율반도체 호황에 국세수입 584.4조…관리적자 3조로 급감미래기금 162.3조 조성…45.4조 투자·104조는 ‘저수지’로국가채무 1519.8조…GDP 대비 비율은 51.6→48.3%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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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반도체 회사 하나가 낸 세금이 올해보다 백삼십조 원 더 늘었습니다. 그 돈이 내년 나라살림 전체를 바꿔놓았어요.
정부가 내년 예산안을 발표했는데, 총지출이 팔백이십조 원이 넘습니다. 올해보다 구십삼조 원 늘어난 거고, 증가율로는 역대 최대라고 해요. 숫자가 워낙 크니까 감이 안 오실 수 있는데 — 이게 2009년 금융위기 때 긴급하게 재정을 풀었던 것보다도 더 큰 확장이거든요. 그때가 위기였다면, 지금은 반도체 호황이에요.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를 보면, 결국 법인세예요. 반도체 기업들이 워낙 잘 벌었으니까, 내년 법인세가 이백십육조 원으로 잡혔어요. 올해 본예산의 두 배 반 수준이에요. 세금이 이렇게 들어오니까 지출을 크게 늘리고도, 나라살림 적자가 올해 백조 원이 넘던 것에서 내년엔 사실상 균형 수준까지 줄어들 거라는 거죠. 20년 만에 가장 건전한 재정이라고 합니다.
정부 입장에서 이건 꽤 어려운 선택이었을 거예요. 세금이 갑자기 많이 걷혔다고 해서 다 써버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다 아껴둘 수도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꺼낸 게 미래대응기금이에요. 세수 호황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 경기가 나빠지거나, 반도체 업황이 꺾이거나 — 그때를 대비해서 백조 원 넘게 적립해두기로 한 거예요. 지금 다 쓰지 않겠다는 거죠.
그런데 여기서 좀 뒤집어봐야 할 지점이 있어요. 국가채무는 오히려 늘어요. 내년에 천오백십구조 원으로 올해보다 백육조 원 증가해요. 재정이 건전해졌다는데 빚이 늘어난다는 게 처음엔 이상하게 들리죠. 그건 미래대응기금을 쌓는 방식 때문이에요. 세금이 들어온 걸 기금으로 적립하는 구조다 보니, 채무 절대 금액은 줄지 않는 거거든요. GDP 대비 비율은 낮아지지만, 실제 빚의 크기는 커지는 거예요. 저는 이 부분이 좀 걸렸어요. 세수 호황기에 빚을 더 줄이는 게 맞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예요.
마음에 계속 걸리는 건 하나예요.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준 이 여유가 —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는 거예요. 지금 이 예산안은 법인세가 이 수준을 유지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어요.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 기금이 얼마나 버텨줄 수 있을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예산안 어디에도 명확히 나와 있지 않아요. 정부는 선순환이라고 부르고, 일부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묻고 있어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 솔직히 지금 시점에서 누구도 확신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만 꼽는다면, 이거예요. 나라살림 적자가 줄었다는 말과 국가 빚이 늘었다는 말이 동시에 사실일 수 있다는 것. 숫자 하나만 보면 반쪽짜리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