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16:34 · 팟캐스트
9급 공무원 초임 月 300만 원...“16년만에 최대폭 3.9% 인상” [2027년 예산안]
내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에최저임금 대신 ‘적정임금’ 지급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그만둔 사람을 알고 있어요. 몇 년을 공부했는데, 합격하고 나서 받게 될 월급 명세서를 보고 나서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했다고 했어요. 공부하는 동안 놓친 것들, 그리고 합격 이후 받게 될 돈. 그 사이의 간격이 너무 크게 느껴졌다고요.
지금 이 시간에도 그 계산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그 사람들에게 오늘 뉴스가 뭔가 달라질 신호인지, 아니면 그냥 숫자 하나가 바뀐 건지 — 그게 오늘 이야기입니다.
내년 공무원 보수가 3.9% 오릅니다. 숫자만 보면 작아 보이지만, 이게 이천십일년 이후 십육 년 만에 가장 높은 인상폭이에요. 그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동결됐던 보수를 한꺼번에 올려주던 시기였으니까, 사실상 비교적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오랜만에 나온 큰 폭의 인상인 거죠.
이번 인상으로 구급 초임, 그러니까 갓 합격해서 첫 월급을 받는 자리의 보수가 봉급과 수당을 합쳐 월 삼백만 원 수준이 됩니다. 공무원노조 측은 원래 7.1%를 요구했어요. 민간 사업장 대비 공무원 보수가 83.9% 수준이라는 조사를 근거로 들었죠. 협의 끝에 3.9%로 정해졌으니, 요구의 절반쯤 된 셈이에요. 이게 충분한 건지, 부족한 건지 — 그건 각자 느끼는 게 다를 거예요.
정부는 이번 인상이 민간과의 보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어요. 민간 임금이 올라가면서 공무원과의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이렇게 들으면 공무원 보수 인상이 형평성 문제처럼 들려요. 근데 이게 한 직군만의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이번 예산안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도 들어가 있어요. 최저임금의 118% 수준을 적정 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이고, 내년부터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는 고용 불안정에 대한 보상으로 추가 수당도 준다고 했어요. 공정수당이라고 부르는데, 예산이 칠백삼십억 원 반영됐습니다. 같은 정부 예산안 안에서 정규직 인상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이 동시에 논의되고 있는 거예요. 이건 꽤 낯선 풍경이기도 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삼백만 원이라는 숫자가 뉴스에 나오면 반응이 갈려요. 누군가는 "이제 좀 됐다"고 하고, 누군가는 "서울에서 월세 내면 얼마 남냐"고 해요. 둘 다 틀린 말이 아닌데, 어느 쪽 반응이 더 맞는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요.
공무원이 되고 싶어서 공부하는 사람의 마음과, 이미 공무원인데 월급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마음과, 공공기관에서 기간제로 일하는 사람의 마음이 다 다르거든요. 같은 숫자 하나가 이 세 사람에게 다르게 읽힌다는 게 — 그게 이 뉴스에서 제가 오래 머무른 부분이에요.
오늘 기억할 것 하나. 공무원 보수가 십육 년 만에 가장 많이 오른다. 그런데 그 인상이 누구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그 사람이 어느 자리에 서 있는지에 따라 완전히 다르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