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22:32 · 팟캐스트
R&D 예산 11.2% 확대 ...지역·기초연구까지 육성
올해보다 11.2% 늘려 역대 최대 규모주요 R&D 33.8조·일반 R&D 5.7조 편성신규사업 3.3조 역대 최대…지역 R&D 4.5조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연구자 한 명이 있습니다. 국책연구소 소속인데, 매년 외부 과제를 따야 월급이 나오는 구조에서 일하고 있어요. 연구보다 제안서 쓰는 데 시간을 더 쓰는 날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지금까지 한국 기초연구의 현실이었거든요.
그 구조가 내년부터 달라진다는 겁니다. 정부가 내년 연구개발 예산을 올해보다 4조 원 늘린 삼십구조 오천억 원으로 편성했어요. 단순히 규모만 큰 게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가 좀 달라졌습니다.
연구자들이 오래 불만을 품어온 제도가 두 개 있었어요. 하나는 연구과제중심제도, 줄여서 피비에스(PBS)라고 부르는 건데요 — 연구자가 과제를 따야만 인건비를 받는 구조입니다.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하기 어렵죠. 이게 폐지됩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예산을 사억 팔천억 원 수준으로 확대해서, 인건비를 별도로 지원하겠다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대형 사업 심사에 걸리던 시간입니다. 총사업비 천억 원 이상 R&D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 했는데, 이게 보통 2년 가까이 걸렸거든요. 그 검토 기간을 3개월로 단축한다고 합니다. 스물세 개 사업, 1조 1천억 원이 내년 예산에 바로 반영됐어요.
여기서 제가 좀 걸린 지점이 있어요. 2년 걸리던 걸 3개월로 줄인다는 건 — 속도를 높이는 건데, 그 검토가 하던 역할도 있었을 거 아닌가요. 타당성 없는 대형 사업을 걸러내던 기능이요. 빠르게 움직이는 건 좋은데, 검토를 줄인 자리에서 뭔가 빠져나가는 건 없는지, 그 부분이 마음에 남더라고요.
지역 연구 얘기도 눈에 띕니다. 지역 R&D 예산이 올해보다 1조 2천억 원 늘었어요. 그중에서도 지역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설계하는 자율형 R&D는 기존의 네 배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지금까지는 중앙에서 방향을 정해주면 지역이 따라가는 구조였는데, 이걸 뒤집어보겠다는 거죠.
이게 효과를 내려면, 지역에 그걸 설계할 역량이 있어야 해요. 예산이 생겼다고 해서 자동으로 연구 생태계가 생기는 건 아니잖아요. 돈보다 먼저 사람이 필요한데, 그 사람을 어떻게 키울 건지가 잘 안 보이거든요.
기초연구 쪽도 보면, 삼조 육천억 원을 투입해서 기본연구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린다고 합니다. 기초연구는 당장 결과가 안 나오는 분야예요. 산업화까지 가는 길이 길고, 중간에 성과가 없어 보이는 시기가 반드시 있어요. 그 시간을 버텨주는 게 기초연구 투자거든요.
그래서 결국 이번 예산에서 기억할 게 있다면 — 규모보다 구조의 변화입니다. 과제 따야 월급 받던 연구자, 2년 기다리던 대형 사업, 중앙 지침 따르던 지역 R&D — 이것들의 구조를 바꾸는 시도거든요. 방향은 맞는데, 구조를 바꾸겠다는 선언과, 실제로 바뀌는 것 사이에는 항상 간격이 있어요. 그 간격을 어떻게 메울지는 내년 이후에 확인할 수 있겠죠.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