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16:04 · 팟캐스트
내년 정부 R&D 예산 39.5조 편성...2030년까지 5년간 200조 목표
올해 대비 11% 증가…AI R&D만 69% 증액주력산업 中 역전 우려…GPU 등 지원 의지 확고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서류 한 장을 내려놓는 데 두 해가 걸린다고 상상해 보세요. 천억 원 이상을 쓰는 대형 연구 사업을 시작하려면, 먼저 '예비타당성 검토'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했거든요. 그 검토 기간이 평균 두 해였습니다. 연구자들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예산이 나오기 전에 기술 흐름이 바뀌는 걸 지켜봐야 했어요.
정부가 그 두 해를 석 달로 줄이기로 했습니다. 예산도 함께 움직였어요. 내년도 인공지능 연구개발 예산이 올해 두 조 사천억 원에서 네 조 천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거의 두 배 가까운 증가입니다.
이게 한 부처의 방침이 아니에요. 올해부터 이천삼십년까지 오 년 동안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이백조 원 이상 투입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이 함께 확정됐거든요. 오 년 단위 국가 계획에서 이백조 원을 넘어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측이 밝혔습니다.
숫자보다 배경이 더 눈에 들어왔어요. 정부가 이 계획을 내놓으면서 언급한 이유가 있었거든요. 주력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수준이 역전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우리가 앞서 있다고 생각했던 분야에서 뒤처지기 시작했고, 미래 기술에서는 선도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이 예산의 출발점이었어요.
그래서 이번 계획의 방향은 '따라잡기'가 아니에요. 세계 최상위급 인공지능 모델 개발, 피지컬 에이아이 분야 이천삼십년까지 일 위, 반도체 제조 세계 일 위 유지. 목표 설정 자체가 수성과 선점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예산을 두 배 가까이 늘리는 건 결정이에요. 하지만 그 돈이 실제로 연구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는 별개의 문제잖아요. 예비타당성 검토를 석 달로 줄이면 속도는 빨라지지만, 그 검토가 걸러내던 것들은 어디서 걸러지는 건지. 대규모 예산이 집중된 분야 바깥의 연구들은 어떻게 되는 건지.
과기정통부는 "고강도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재정 여력"이라고 표현했어요. 어딘가를 줄여서 만든 예산이라는 얘기입니다. 무엇이 줄었는지는 이번 발표에 나오지 않았어요.
오늘 기억해 두실 게 하나 있다면 이거예요. 방향은 나왔습니다. 이백조 원, 피지컬 에이아이, 검토 기간 석 달. 이제 남은 건 그 방향대로 실제로 움직이는지를 보는 일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