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23:58 · 팟캐스트
네팔 대홍수 사망자 1000명 넘어서···발전소 실종자 수색 난항
수력발전소서 600명 이상 고립 추정한국인 실종자 9명은 아직 못 찾아네팔 정부, 온실가스 배출국에 보상 청구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터널 안으로 물이 밀려들었습니다.
히말라야 산자락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터널 깊숙한 곳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그 순간 어디 있었는지 —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재난이 발생하고 일주일째입니다. 구조대는 드론을 터널 안으로 들여보내 봤지만, 실종자도 사망자도 찾지 못한 채 돌아왔습니다. 두꺼운 진흙층이 발전소 전체를 덮고 있거든요. 파고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첫 일흔두 시간이 가장 결정적이라고 말합니다. 터널 안에 산소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마실 물이 있는지 — 그 시간이 지나면 생존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진다는 거죠. 그 시간은 이미 몇 배가 지났습니다.
이번 홍수로 숨진 사람이 천 명을 넘었습니다. 네팔 측에서만 천세 명, 중국 측을 합치면 천열아홉 명. 실종자는 네팔과 중국을 합쳐 사천 사백여 명에 달합니다. 외국인 실종자도 팔백 명이 넘는 상태고요.
그런데 이 숫자에서 제가 계속 마음에 걸렸던 건, 발전소 터널 안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었어요. 수력발전소 관련 실종·고립자만 육백 명이 넘는다고 재난관리청이 밝혔습니다. 산사태와 홍수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성이 있지만, 터널 안에서 일하다 갇혀버린 상황은 — 그 사람들로서는 선택지가 없었던 거잖아요.
한국인 실종자도 있습니다. 어퍼트리슐리 수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한국인 아홉 명이 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외교부·소방청·한국국제협력단 관계자 등 마흔네 명으로 꾸려진 해외긴급구호대가 현지로 출발했고, 열화상 드론과 음향 탐지기 등을 동원해 한국인 실종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도 자체적으로 드론과 헬기를 띄워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예상 밖이었던 건, 네팔 정부가 이 재난을 외교 문제로 들고 나왔다는 겁니다.
단순히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한 게 아니에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들에 공식 보상을 청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네팔 외교부 장관이 직접 말했거든요 — "우리 온실가스 배출량은 사실상 미미한데, 우리가 초래하지 않은 위기의 대가를 우리가 치르고 있다"고.
기후변화와 히말라야 홍수는 과학적으로 연결된 이야기입니다. 빙하가 녹고, 빙하호가 불어나고, 어느 임계점에서 터진다 —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경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고는 있었지만 준비는 달랐습니다. 히말라야 산자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그 배출량의 대부분을 만들어낸 나라들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그대로거든요.
이 사안에서 제가 남는 것이 있었어요.
배출은 한 곳에서 하고, 피해는 다른 곳에서 입는다 — 이 구조가 이미 오래된 이야기인데도, 보상이라는 말이 공식 외교 문서에 등장한 건 지금이 처음은 아니지만 여전히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 낯선 게 당연한 건지, 아니면 이제는 낯설지 않아야 하는 건지 — 저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오늘 기억하실 것 하나만 남긴다면, 이겁니다.
히말라야 홍수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 이미 거기서 일하고 있던 우리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네팔 현지 한국인 실종자 관련 정보는 외교부 영사콜센터(국내 02-3210-0404)로 문의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