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 오디오 목록으로

2026.09.01 19:17 · 팟캐스트

딜 가뭄에 주춤한 안진…경영자문·세무로 버텼다 [시그널]

매출 4845억·영업익 15억경영자문 매출 비중 46%세무자문, 유일한 성장세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딜이 없었습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인수합병 시장에서 조 단위 빅딜이 실종됐거든요. 거래 건수도 금액도 두 자릿수 가까이 줄었다고 해요. 그 여파는 자문사들이 가져가는 수수료 풀을 직접 쪼그라뜨렸고, 회계·자문 업계 전체가 그 충격을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안진회계법인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이천이십오 회계연도 매출이 사천팔백사십오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고, 이 년 연속 감소입니다. 오천억 원 선도 내려왔고요. 그런데 이 안에서 움직임이 달랐어요. 경영 자문 부문이 전체 매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거든요. M&A 자문이 주 무기인 곳인데, 딜이 없으니 당연히 실적이 빠졌겠다 싶잖아요. 맞아요, 전년보다 줄었습니다. 그런데 그냥 버틴 게 아니라 방향을 바꿨어요. 시장이 침체되면 오히려 수요가 몰리는 영역이 있거든요. 구조조정, 기업 회생, 부실채권 매각 같은 것들이요. 잘 나가는 기업을 사고파는 자문이 아니라, 어려워진 곳을 정리하거나 살려내는 자문입니다. 같은 자문이지만 쓰이는 국면이 다른 거죠.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시장이 식으면 쉬는 게 자연스러울 것 같은데, 오히려 그 국면에 맞는 서비스를 찾아서 넓혀갔다는 거잖아요. 그게 가능하려면 단순히 딜만 쫓는 조직이 아니어야 하는 거고. 그리고 뒤집히는 지점이 하나 있어요. 매출과 이익이 모두 줄었는데, 현금 창출력은 오히려 좋아졌거든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엔 순유출이었는데 이번엔 순유입으로 전환됐어요. 밖으로 나가던 현금이 안으로 들어오는 방향으로 바뀐 겁니다. 숫자가 나빠 보이는데 실제 곳간은 나아졌다는 거거든요. 매출 채권, 즉 일하고도 아직 못 받은 돈을 회수하는 데 힘을 쏟은 결과라고 해요. 이게 조용한 내부 정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동시에 다음을 준비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남는 건 세무 부문이에요. 조용히 혼자 성장했거든요. 세 사업 부문 중 유일하게 플러스였고, 인원도 늘었어요. M&A가 좋든 나쁘든 세금은 매년 해야 하니까요. 시장 변동에 덜 흔들리는 속성이 있는 거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래서 세무 부문이 떠오를수록 이 법인이 어떤 조직으로 보이는가, 하는 질문이 생기기도 해요. M&A 자문 하우스인지, 종합 전문 서비스 조직인지. 딜 가뭄이 길어질수록 그 정체성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오늘 하나만 가져가신다면 이겁니다. 같은 불황이어도 어떤 서비스는 수요가 오히려 몰립니다. 그걸 알고 있는 조직과 모르는 조직의 격차는, 불황이 끝날 때 보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