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18:26 · 팟캐스트
‘빚투’ 절대 못 끊는 개미들…코스피서 발 빼더니 ‘이곳’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빚투 잔고 9거래일 연속 증가코스닥이 증가세 견인기준금리 인상 여파 촉각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증권사 앱을 열고, 주식 매수 화면에서 잠깐 멈추는 사람이 있습니다. 계좌 잔고는 부족하고, 종목은 오를 것 같고. 그 순간, 손가락은 '신용' 버튼 쪽으로 향하죠.
그 선택이 지금 시장 전체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요.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달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삼십삼조 원을 넘었습니다. 그것도 아홉 거래일 연속으로 늘어난 숫자입니다.
신용거래융자라는 게, 쉽게 말하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서 주식을 사는 거거든요. 아직 갚지 않은 돈이 잔고로 잡힙니다. 흔히 '빚투'라고 부르는 그거죠.
흥미로운 건 시장별 온도 차입니다. 코스피 쪽 잔고는 같은 날 오히려 줄었어요. 그런데 코스닥 잔고는 하루 사이에 천억 원 넘게 불었습니다. 코스피가 약 1.8% 빠지는 날에도, 코스닥으로 돈이 흘러들어 간 거예요.
이게 단순히 공격적인 투자자 몇 명의 이야기가 아닌 이유가 있어요. 대기 자금으로 꼽히는 투자자예탁금도 같은 날 백조 원에 바짝 붙었거든요. 시장 밖에서 기다리는 돈도 많고, 시장 안에서 빌린 돈도 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볼 지점이 하나 있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거든요.
빚투가 늘어나는 타이밍이 하필 금리 인상과 겹쳤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3%로 올렸어요. 두 달 연속 인상이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증권사의 자금 조달 비용도 오르고, 그게 신용융자 금리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거든요.
국내 증권사 스물여덟 곳의 신용융자 금리를 집계해봤더니, 두 달에서 석 달 이용 기준 평균 금리가 연 8.94%로 나왔습니다. 거의 연 9%예요. 열여섯 일에서 한 달 이용해도 평균 8% 초반입니다.
이 숫자가 감각적으로 얼마나 부담인지 생각해보면, 천만 원을 빌렸을 때 두 달치 이자만 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 나옵니다. 주가가 제자리걸음이어도 손해인 구조죠.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 빚투가 늘어날까요. 예상과 다른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보통은 금리가 오르면 레버리지 투자가 위축된다고들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현실은 반대로 움직이고 있어요. 시장이 올라갈 것 같다는 기대가, 비용 부담보다 크게 느껴지는 상황인 거겠죠. 혹은 이미 들어온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빌려야 하는 상황인 경우도 있고요.
마음에 걸리는 건, 위험 신호가 동시에 여럿 켜져 있다는 겁니다. 주가 변동성이 크고, 금리는 오르고, 빚은 늘고 있어요. 주가가 급락해서 담보비율을 채우지 못하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반대매매가 일어납니다. 그러면 투자 손실과 이자 부담을 동시에 짊어지게 되죠. 반대매매 금액이 이날은 많이 줄어들었다는 건 그나마 나은 신호이긴 하지만, 구조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오늘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빚투 잔고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오를 거라고 믿는지'를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시장이 흔들릴 때 얼마나 빠르게 팔아야 하는 사람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숫자이기도 하다는 겁니다. 두 가지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어요.
신용융자 관련 정보는 금융투자협회 공시 서비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