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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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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21:51 · 팟캐스트

삼성전기, 빅테크에 MLCC 1조 공급한다

■역대 최대규모 계약 체결올해 들어 3조3200억 수주 실적LTA 10여곳 달해 추가계약 기대AI칩 핵심부품 글로벌 패권 선점국내외 캐파 매년 20% 확대 추진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AI 서버 한 대를 뜯어본다고 상상해봅시다. 엔비디아 최신 칩 하나에 부품이 몇 개나 붙어 있을까요.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그 부품이 팔십만 개. 쌀알보다 작은 것들이 그렇게 박혀 있는 거예요. 그게 엠엘씨씨, MLCC입니다. 회로에 전류를 안정적으로 흘려보내는 부품이에요. 없으면 칩이 작동을 못 해요. 스마트폰에도 들어가고 PC에도 들어가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건 AI 서버용이에요. 삼성전기가 이번에 글로벌 빅테크와 계약을 맺었어요. 규모가 일조 칠백이십이억 원. 삼성전기가 지금까지 맺은 엠엘씨씨 공급 계약 중 가장 큰 거예요. 올해 6월에도 한 건 맺었는데, 그것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입니다. 올해만 따져봐도 누적 삼조 삼천이백억 원어치 수주예요. 이 숫자를 한번 감각으로 바꿔보면, 6월에 하나, 7월에 하나, 이번에 하나 — 반년 사이에 세 건이 연달아 터진 거거든요. 그것도 점점 커지는 방식으로요. 왜 이게 가능했냐를 보면, AI 서버용 엠엘씨씨는 아무나 못 만들어요. 고온 고전압 환경에서 이십사 시간 안정적으로 버텨야 하는데, 이 조건을 맞추는 곳이 삼성전기랑 일본 무라타, 이렇게 손에 꼽히거든요. 삼성전기는 이 시장에서 사십 퍼센트 넘는 점유율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제가 좀 걸렸던 게 있어요. 공장 이야기예요. 필리핀에 새 공장을 짓고 있는데, 부지 잡고 나서 열다섯 달 만에 가동 예정이에요. 경쟁사인 무라타가 비슷한 공장을 이십오 개월 걸려 지은 거랑 비교하면, 속도가 확실히 달라요. 왜 이렇게 빠르게 짓냐면, 이미 공장 가동률이 구십일 퍼센트예요. 다음 계약을 받으려면 생산할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사실상 꽉 찬 상태거든요. 계약을 더 따오고 싶으면 공장을 더 빨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이게 이 이야기에서 좀 독특한 지점이에요. 보통은 수요가 불확실하니까 공장을 신중하게 짓잖아요. 그런데 지금 빅테크 열 개 넘는 곳이랑 최장 오 년짜리 장기공급계약을 이미 맺어둔 상태예요. 계약이 있으니까 공장을 빨리 짓는 거고, 공장이 있으니까 다음 계약을 받을 수 있어요. 순서가 반대예요. 그 뒤집힌 구조가 이 사안의 핵심인 것 같기도 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남더라고요. 골드만삭스 전망으로는 AI 서버용 엠엘씨씨 시장이 이천삼십 년까지 지금의 네 배 이상으로 커진다는 거예요. 그 전망이 맞다면 지금 삼성전기가 깔고 있는 공장이랑 계약망이 나중에 얼마나 중요해질지 모르죠. 근데 전망은 전망이에요. AI 인프라 투자가 언제까지 이 속도로 유지될지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요.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식으면, 빠르게 지은 공장이 그대로 고정비가 되거든요. 좋게 보면 선점 전략이고, 다르게 보면 베팅이에요. 지금 어느 쪽이냐는 이천삼십 년쯤 가봐야 알 것 같아요. 기억하실 게 있다면 이거예요. 엠엘씨씨는 AI 서버 한 대에 팔십만 개가 들어가는 부품이에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숫자가 이 계약의 크기를 만들었어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