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01 23:45 · 팟캐스트
삼성전자 “로직·메모리 배치 최적화…AI칩 한계 돌파”
[차세대 기술비전 ‘CUBE’ 발표]3D메모리 패러다임 전환 통해데이터 처리 지연 근본적 해결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AI 서버 한 대가 1초에 처리하는 데이터량을 상상해 보시겠어요. 연산 장치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데, 정작 데이터를 꺼내 오는 메모리가 속도를 못 따라가는 상황. 이게 반도체 업계에서 수십 년째 풀지 못한 숙제입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이천이십육에서 꺼내 든 카드가 바로 이 문제입니다. 기조연설 제목은 'CUBE'. 용량, 최적화, 대역폭, 전력 효율을 묶은 이름이에요. 그런데 삼성이 강조한 건 기술 이름이 아니라 생각의 전환이었어요.
메모리 임원 서밋에서 최장석 상무가 한 말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3D 메모리의 핵심은 칩을 쌓는 것이 아니라 각 층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있다." 이게 왜 의미 있는 말이냐면, 지금까지 반도체 업계의 경쟁이 사실상 '누가 더 높이 쌓느냐'의 싸움이었거든요. 더 많이 쌓으면 용량이 늘고, 더 빨라질 것 같고. 그런데 막상 AI 연산에 써보니 속도 병목은 여전했던 거예요.
문제의 본질은 거리입니다. 연산 장치와 메모리 칩 사이의 물리적 거리가 멀수록, 데이터가 오가는 시간이 늘어나고, 그 사이에 에너지가 낭비됩니다. 삼성이 집중하는 건 이 거리를 줄이는 구조 설계예요. 기판 면적을 늘리지 않고 수직으로 확장하면서, 칩 간 거리를 좁혀 대역폭을 끌어올리는 방식입니다.
로드맵도 나왔어요. 현재 개발 중인 건 8세대 에이치비엠, HBM5입니다. 7세대 대비 성능을 두 배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예요. 더 앞을 내다보면, zHBM이라는 제품이 있는데 7세대 대비 성능을 최대 여덟 배 높이고 열 저항을 열 분의 하나 아래로 낮추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2028년에는 LLM 전용 하이브리드 솔루션 zNAND-O 샘플링도 예고했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삼성이 이 발표를 지금 한 이유요. HBM 시장에서 삼성은 최근 몇 년 동안 SK하이닉스에 꽤 뒤처진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AI 붐을 견인한 엔비디아 GPU에 들어가는 HBM 납품 경쟁에서 삼성이 고전했다는 평가가 시장에 퍼져 있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이 자리에서 삼성이 내세운 건 기술 로드맵이 아니라 '패러다임 전환'이었어요. 쌓기 경쟁에서 배치 설계 경쟁으로 판을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까웠죠.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이 분기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십구 퍼센트로 여전히 세계 1위예요. 생산 능력도 경쟁사를 크게 앞서고요. 기반은 있는 겁니다. 그런데 점유율과 기술 리더십이 항상 같이 가는 건 아니잖아요. 지금 AI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만드느냐'보다 '누구 제품에 들어가느냐'이기도 하니까요.
마음에 걸리는 건 시간표입니다. zHBM이나 zNAND-O는 아직 샘플 단계도 아니에요. 로드맵이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그 사이에 경쟁사가 어디까지 가 있을지. 비전 발표와 실제 제품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메울 건지, 그 부분은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기억할 것 하나. 삼성이 선언한 건 '더 높이'가 아니라 '더 가깝게'입니다. 칩을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성능을 결정한다는 생각의 전환이에요. 그게 실제로 시장에서 통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