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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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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18:36 · 팟캐스트

석화산업 재편 1호 ‘H&L어드밴스드’ 출범

롯데대산공장 NCC 가동 중단범용 다운스트림 설비도 축소

스크립트 (본문 텍스트)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대산. 충남 서산 끝자락에 있는 석유화학 단지입니다. 굴뚝이 즐비하고, 밤이면 불빛이 꺼지지 않는 곳이죠. 그 한쪽에서, 오늘 새 간판이 하나 올라갔습니다. HD현대케미칼이라는 이름이 사라졌어요. 대신 에이치앤엘 어드밴스드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HD현대의 H, 롯데의 L. 두 회사가 합쳐졌다는 걸 이름 자체로 새긴 거죠. 이 합병이 처음 정부 승인을 받은 게 올해 2월이었거든요. 그때부터 백구십 일이 걸렸어요. 반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두 회사는 지분 구조를 맞추고,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통과하고, 법인을 하나로 합쳤습니다. 쉬운 과정이 아니었을 거예요. 원래 이 두 회사의 관계는 좀 불균형했어요. HD현대 쪽이 육십 퍼센트, 롯데 쪽이 사십 퍼센트를 들고 있었거든요. 합병 이후엔 각각 절반씩으로 바뀌었어요. 롯데가 대산공장을 넘겨준 대가로 지분을 더 받으면서 균형을 맞춘 거죠. 이 구조 자체가, 양쪽 모두 같은 배에 올라탔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그런데 이게 그냥 두 회사 이야기가 아닌 이유가 있어요. 정부가 지금 국내 석유화학 전체를 줄이려고 하고 있거든요. 쉽게 말하면,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기초 화학 원료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중국산이 싸게 밀려오고, 공급은 넘치고, 공장들이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에요. 에이치앤엘 어드밴스드는 앞으로 삼 년에 걸쳐, 롯데가 운영하던 대산 공장의 핵심 생산 설비 가동을 멈춥니다. 정부가 국내 전체에서 줄이려는 목표치의 삼십에서 사십 퍼센트를 이 회사 하나가 떠안는 거예요. 그 대신 양쪽 회사는 각각 육천억 원씩, 합해서 총 일조 이천억 원 규모의 돈을 회사에 넣습니다. 정부도 세금 혜택, 금융 지원, 인허가 간소화를 포함한 지원 패키지를 마련한다고 했어요. 저는 이 대목이 좀 걸렸어요. 설비를 줄이는 건 나쁜 말로 하면 '포기'잖아요. 지금까지 돌리던 공장을 멈추는 거니까요. 근데 그게 이 상황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거, 그게 이 산업이 얼마나 깊은 곳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냈는데요. 두 회사가 합쳐지면 특정 제품 시장에서 경쟁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에요. 그래서 가격을 함부로 올리거나 내리지 못하게 하고, 내부 정보를 서로 나누지 못하게 하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구조조정을 허용하되, 그 혜택이 소비자보다 기업 쪽으로만 흘러가지 않게 막는 장치를 달아둔 거죠. 이 장치가 실제로 작동할지가 앞으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기억할 게 하나 있다면, 이건 시작이라는 겁니다. 국내 석유화학 구조조정의 '첫 결실'이라고 정부가 표현했어요. 첫 번째라는 말은 두 번째, 세 번째가 올 거라는 얘기이기도 하거든요. 대산에서 간판이 바뀐 오늘이, 그 첫 페이지인 셈입니다.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