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LENS

같은 이슈, 네 가지 시선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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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1 15:41 · 팟캐스트

[속보] 삼성전기, 글로벌 대형기업과 1조 722억 규모 MLCC 공급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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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입니다. AI 서버 한 대를 떠올려 보세요. 랙 안에 꽉 들어찬 보드, 그 위에 빼곡하게 박힌 작은 부품들. 그중 크기는 쌀알만 하고 이름도 낯선 것들이 있어요. 엠엘씨씨, 적층세라믹콘덴서입니다. 이 부품이 하는 일은 조용해요. 전류가 흔들릴 때 잡아주고, 부품끼리 신호가 뒤섞이지 않게 막아줍니다. 없어도 티 안 날 것 같지만, 없으면 서버가 멈춥니다. 그런데 AI 서버 안에서는 얘기가 달라져요. 일반 서버보다 무려 열 배 이상의 엠엘씨씨가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뜨겁고, 전압은 높고, 이십사 시간 멈추지 않는 환경에서 버텨야 합니다. 그러니 아무 데서나 만들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에요. 삼성전기가 이번에 글로벌 빅테크 한 곳과 맺은 계약이 일조 칠백이십이억 원 규모입니다. 엠엘씨씨 장기공급계약 중 역대 최대라고 회사가 밝혔어요. 계약 상대방은 공개되지 않았고, 공급 시기는 이천이십칠년 한 해입니다. 수치 하나가 눈에 걸렸어요. 이 계약금액이 삼성전기 지난해 연 매출의 약 열 분의 일 수준이에요. 한 거래처와 맺은 단일 계약이 전체 매출의 십 분의 일이라는 건, 규모 자체가 꽤 다른 이야기거든요. 흥미로운 지점은 따로 있어요.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 거죠. 삼성전기는 지난 오월 이후 실리콘 캐패시터와 AI 서버용 엠엘씨씨 분야에서 잇달아 장기 계약을 맺어 왔고, 지금까지 누적으로 이조 이천오백억 원 가까이 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러 곳과 추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해요. 보통 부품 회사는 수요가 올라오면 만들어서 납품하는 흐름이잖아요. 그런데 이건 반대예요. 납품 전에 먼저 계약을 잠근 거예요. 수요가 오기 전에 공급자가 주도권을 가져간 그림입니다. 저는 여기서 한 가지가 걸렸어요. AI 서버 시장이 커질수록 엠엘씨씨가 더 필요하다는 건 명확한데, 정작 이걸 만들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는 사실이요. 기술 난도가 높은 만큼 진입 장벽도 높고, 그 벽 안쪽에 있는 회사가 지금 먼저 움직이고 있는 거거든요. 이게 한 회사의 수주 소식에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AI 인프라가 커질수록 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의 공급 구조, 그리고 그 구조를 누가 쥐고 있는지가 점점 중요해지는 거니까요. 골드만삭스는 AI 서버용 엠엘씨씨 시장이 이천이십오년에서 이천삼십년 사이 연평균 삼십사 퍼센트 안팎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어요. 이 숫자가 그대로 실현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방향만큼은 지금 계약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죠. 기억할 것은 하나예요. AI 서버 붐이 이야기될 때 보통 칩이나 전력 얘기가 먼저 나오잖아요. 그런데 그 서버 안에서 아무 소리 없이 전류를 붙잡고 있는 쌀알만 한 부품도, 지금 조용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거예요. 같은 뉴스, 네 가지 시선. AILENS였습니다.